창단 10주년을 맞은 극단 ETS가 찰스 미(Charles Mee)의 대표작 '빅 러브(BIG LOVE)'를 국내 초연한다. 오는 4월 5일부터 14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찰스 미는 리얼리즘에 갇혀있던 현대 연극에 다양하고 획기적인 접근법과 표현법을 부여함으로써 리얼리즘에서 벗어나고, 고전에서 시작하여 연극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대표적인 극작가로 평가 받는다.
그리스의 비극작가 아이스킬로스의 '탄원자들'을 모티브로 한 '빅 러브'는 현대의 시공간에서 폭력과 평화, 전쟁, 그리고 인류의 공존에 대한 이슈들을 경쾌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뉴욕에서 발표된 최고의 연극에 주어지는 오비상 수상작(2002)이기도 하다.
강제 결혼을 피하기 위해 난민이 된 50명의 신부들과 그들을 찾아온 50명의 신랑들, 그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현재 우리 사회에서도 뜨겁게 다루어지고 있는 '성의 정치성', '공존', '갈등의 해결' 같은 화두들을 극적인 형태로 쏟아낸다. 그리스극의 스케일에 그 사건이 가지는 현재성을 운문과 산문이 절묘하게 섞인 대사들, 개성넘치는 인물들의 행동, 그리고 급진적인 전개를 통해 또렷이 부각시킨다. 관객은 오래된 그리스극을 모티브로 하는, 순발력과 상상력이 가득 찬 연극을 관람하다가 어느 순간 선명하게 번득이는 현대 사회의 단면을 보게 된다.
김혜리가 연출을 맡고, 강인성, 권재은, 김동현, 김정래, 김지은 등이 출연한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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