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김준석 기자] 악성림프종 투병중인 작가 겸 방송인으로 활동 중인 허지웅이 마이크로닷 부모님에게 묵직한 돌직구를 날렸다.
9일 허지웅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무래도 투병 중에는 아파요 외로워요 앓는 소리를 하게 되니 SNS를 아예 닫아놓고 있었다. 그런데 이건 너무하는 거 아닌가. 'IMF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니"라며 입을 열었다.
이어 허지웅은 "IMF 터지자 마자 대학교 입학해서 등록금부터 집세, 생활비 모두 알아서 해결했다. 아르바이트 두개 뛰고 들어와 고시원 옆방 아저씨가 내어놓은 짜장면 그릇 가져다가 밥을 비벼먹었어도 조금도 창피하지 않았다. 그 시절을 청년으로, 가장으로 통과해낸 수많은 사람들이 다들 그렇게 버티어냈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의 사연 많았을 주머니를 털어놓고 이제와서 뭐라는 건가. 대체 어떤 삶을 살고 나잇값에 관한 아무런 자의식이 없으면 저런 변명을 할 수 있는 건가.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라고 덧붙였다.
허지웅이 화를 낸 이유는 이날 일명 '가족 사기 논란'의 시발점이 된 래퍼 마이크로닷-산체스 부모가 뉴질랜드에서 21년 만에 자진 귀국해 취재진들을 향해 "죄송하다. IMF가 터져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짧은 말을 남겼다.
신씨와 그의 아내는 1997년 충북 제천에서 젖소 농장을 운영하던 중 친인척과 지인들로부터 거액의 돈을 빌려 뉴질랜드로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씨는 제천에서 젖소 농장을 하다 축협에서 수억 원을 대출하며 지인들을 연대보증인으로 세웠고, 또 다른 지인들에게도 돈을 빌리는 식으로 거액을 편취한 뒤 1998년 잠적했다. 피해액은 당시 원금 기준 6억 원 상당. 현 시세로 따지면 수십억 원에 달한다.
당시 10여 명의 주민들이 신씨 부부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으나, 이들이 뉴질랜드로 출국하며 기소중지 조치가 내려졌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마이크로닷과 그의 부모가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풍족한 뉴질랜드 생활을 공개하는 등 이슈가 거듭되며 논란이 불거졌고, 4명이 추가로 고소장을 냈다.
사건이 처음 알려지자 마이크로닷과 산체스는 "사실무근"이라며 강력대응했으나, 결국 부모의 과거 범죄행각이 사실로 드러나고 경찰의 전면 재수사가 시작되자 "아들로서 책임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씨 부부 또한 귀국해 입장을 밝히겠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곧바로 신씨 부부가 30억 원 상당의 재산을 처분하고 잠적했다는 야반도주 의혹이 제기됐고, 경찰은 인터폴에 적색수배 공조요청을 했다.
수사가 장기화 되는 가운데 신씨 부부는 피해자 일부와 합의에 나섰다. 그러나 마이크로닷 측이 제시한 합의 조건은 20년 전 발생한 채무에 대한 원금 일부 변제였기 때문에 또 한번 논란이 야기됐다. 또 거액 사기 피해자들에게는 아무 연락을 하지 않고, 소액 사기 위주로 합의를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도 비난 여론이 일었다. 피해자들에 대한 일말의 사과조차 없이 '이것밖에 없다'는 식의 뻔뻔한 합의를 한 것도 물론 문제이고, 성의 없는 합의를 통해 마이크로닷과 산체스의 국내 활동 재개를 노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narusi@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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