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덕 한화 이글스 감독은 10일 "최근 가슴을 졸인 일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좌완 투수 김범수(24)가 느닷없이 면담을 요청한 것이다. 한 감독은 개막직전 이용규의 면담요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선수들이 할말이 있다고 하면 이제는 덜컥 겁부터 난다"고 말했다. 이용규는 한 감독과의 면담에서 트레이드를 요청한 뒤 이후 구단과의 만남에서 트레이드 또는 방출을 요구한 바 있다. 구단은 무기한 참가활동정지 처분을 내린 상태다.
한 감독은 "김범수는 내게 '선발로서 많은 준비를 한 상태다. 선발로 뛰고 싶다'고 당차게 요구했다. 또박 또박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김범수의 얼굴을 보면서 계속 기분이 좋았다. 이처럼 어린 선수가 당차게 포부를 밝히는 것 자체가 흐뭇했다. 이런 자신감이 참 좋다. 조만간 깜짝 선발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범수의 선발 등판을 예고한 셈이다.
김범수는 지난해부터 한용덕 감독의 머릿속에는 미래 선발감이었다. 지난해 11월 아시아윈터베이스볼에 KBO연합팀 멤버로 참가한 뒤 팔꿈치 통증으로 다소 고생했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도 정상적인 피칭을 하지 못했지만 한 감독은 마지막 순간까지 그를 1군 캠프에 남겨두려 했다. 결국 2군 캠프(일본 고치)로 떠나 보내면서도 "잘 준비해서 합류하라"는 말을 전했다.
김범수는 올시즌 중간계투로 활약하고 있다. 팔꿈치 상태, 권 혁(두산 베어스)의 방출요구로 인한 팀의 좌완투수 부족 등 여러 요인이 있었다. 김범수는 150km를 던질수 있는 파이어볼러다. 제구가 다소 아쉽지만 성장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김범수는 올시즌 불펜에서 활약중이다. 5경기에 등판해 1패 평균자책점 8.10으로 다소 부진하다. 김범수의 선발 희망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준비해온 자신감과 더불어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절박감이 더해진 것이다. 한 감독은 "젊은 선수들의 이같은 파이팅이 좋다. 팀이 건강해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런 의욕이 마운드에서 발휘되면 더욱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전=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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