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9회 SK 와이번스 마운드에 김태훈(29)이 올랐다. 그러자 김기태 KIA 타이거즈 감독은 대타를 준비시켰다. 그 중 한 명이 포수 한승택(25)이었다.
하지만 한승택은 대타 경험이 부족했다. 2016년부터 대타로 8타석밖에 나서지 않았다. 안타 2개로 타율 2할5푼에 그쳤다. 무엇보다 김태훈과의 표본이 부족했다. 한 차례밖에 충돌해본 경험밖에 없었다. 그러나 오히려 부족한 경험이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한승택은 "대타 경험이 많지 않아 못 쳐도 본전이라 생각하고 마음 편히 타석에 서다 보니 부담은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 시즌 데이터는 거짓말하지 않았다. 2-4로 패색이 짙던 9회 초 2사 만루 상황에서 대타로 등장한 한승택은 역전주자가 있을 때 5할의 높은 타율을 보유하고 있었다. 7~9회 타율도 3할대였고, 2사 이후 타율도 5할이었다. 대타 카드는 적중했다. 볼 카운트 2-2인 상황에서 김태훈의 변화구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겼다. 한승택은 "변화구가 좋은 투수이기 때문에 빠지는 공만 치지 말자는 생각으로 존을 높게 잡고 있었다. 실투가 들어와 운 좋게 홈런으로 연결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개인 첫 만루홈런을 치고 나서 팀이 지는 바람에 찝찝한 마음이 있었는데 이날 그랜드 슬램으로 팀 승리까지 이끌어 뿌듯하다"며 웃었다.
한승택은 올 시즌 김민식(30)과 경기를 양분해 출전하고 있는 포수다. 어깨가 다소 약하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올 시즌 도루저지율은 김민식(0.167)보다 한승택(0.429)이 크게 앞선다. 타격에서도 만개한 모습이다. 7타점으로 팀 내에서 이명기 최원준과 함께 공동 3위를 달리고 있다. 여기에 1m74, 83㎏에 불과하지만 장타력까지 갖췄다. 장타율은 6할4푼. 공수면에서 더 이상 김민식의 백업이 아닌 당당한 주전 포수로 거듭난 것이다.
다만 보완할 점도 있다. 포수의 기본조건 중 하나인 투수리드다. 포수마다 위기상황에서 대처하는 방법이 다르긴 하지만 순간판단력이 흐려질 수 있는 상황에서 투수보다 좀 더 냉철한 판단을 할 수 있는 모습이 요구된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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