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 드러난 숫자는 평이해 보인다. 하지만 한꺼풀 벗겨보면 우려를 지울 수 없다.
KBO리그가 90경기 만에 100만 관중을 돌파했다. 빠른 시즌 개막과 미세먼지, 추운 날씨 등을 고려하면 92경기 만에 100만 관중을 돌파한 작년보다 낫다는 평가도 있지만, 실질적으로 드러나는 지표들은 이런 희망적인 분석과는 정반대다.
13일 현재 10개 구단 중 작년보다 관중 수가 늘어난 구단은 절반이 안되는 4개에 불과하다. 지난해까지 NC가 홈구장으로 썼던 마산구장(1만1000명)에 비해 두 배가 커진 창원NC파크(2만2112명)로 이사간 NC 다이노스는 10차례 홈 경기에 11만365명이 입장해 지난해 같은 기간(6만1066명)에 비해 무려 81%의 증가세를 보였다. 이어 LG 트윈스가 지난해(10만9215명)보다 1만5000여명 늘어난 12만6156명이 입장해 16% 관중 증가 효과를 봤다. 한화 이글스(6만5174명→6만5766명)와 삼성 라이온즈(8만6853명→8만7332명)는 1% 증가했다.
수도권-지방의 흥행 축으로 여겨졌던 두산 베어스, KIA 타이거즈의 흥행 부진이 예사롭지 않다. 두산은 지난해(7만8374명)보다 24%가 줄어든 6만8235명이 입장하는데 그쳤고, KIA도 작년 12만1647명에서 24%가 빠진 9만1896명이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를 찾았다. 이들 외에도 키움 히어로즈(4만7506명→4만1232명·-13%)와 KT 위즈(7만8374명→6만8235명·-13%), SK 와이번즈(16만9169명→15만9543명·-6%)도 각각 관중이 줄었다. 롯데 자이언츠는 12만9836명이 입장해 지난해(13만319명)보다 483명이 줄어 1%대 감소세까지 가진 않았다.
'창원NC파크 신장개업 효과'가 90경기 만의 100만 관중 달성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 모습이다. 기존 홈팬 뿐만 아니라 새로 개장한 창원NC파크를 둘러보기 위해 찾은 원정 팬들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NC의 연고지인 창원이 수도권-지방 대도시에 비해 입지나 관중 동원 능력 면에서 떨어지는 편인데다, 평일 흥행도 4000~6000명 수준을 오간다는 점에서 '신장개업 효과'가 끝나게 되면 증가세는 언제든 반감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절반의 구단들이 관중 감소세를 보인 점에 주목해 볼 수밖에 없다. 지난해 일부 선수들이 경기장 안팎에서 문제를 일으키며 이미지를 실추시킨 것 뿐만 아니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논란 등으로 야구계는 홍역을 앓았다. 수 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팬서비스 불만도 뾰족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럼에도 올 시즌을 앞두고 일부 구단 직원의 음주운전 적발, 불법 사설도박 가담, 스프링캠프 휴식 기간 불거진 현지 카지노 출입 등 논란이 계속되면서 그로 인한 피로도가 흥행에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00만 관중'이라는 숫자 안에 숨은 일부 구단들의 흥행 부진에 더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KBO리그는 올 시즌 타고투저 완화를 통한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위해 공인구 및 제도 개선, 비디오판독 강화 등 여러가지 방안을 신설했다. 각 구단 역시 전력 강화 뿐만 아니라 지역 밀착 활동 강화, 경기시간 조정 등으로 흥행 전선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선수들 역시 예년에 비해 적극적으로 팬서비스에 임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하지만 KBO리그가 지금의 인기를 넘어 사상 최다 관중 신기록으로 달려가기 위해선 더 철저한 준비와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100만 관중을 달성했음에도 절반의 구단들이 흥행 부진을 겪는 이유가 무엇인지, 어떻게 개선해 나아가야할 지를 연구해야 할 때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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