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롯데전을 앞두고 배팅 훈련 중이던 최형우(36)에게 김기태 KIA 감독이 다가갔다. 그리고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당시 김 감독은 "그 동안 허리만 돌았는데 이제는 타격시 손목까지 들어간다고 하더라. 뭔가를 깨달은 듯하다"며 의미심장한 말을 전했다.
최형우는 올 시즌 한 차례도 빠짐 없이 4번 타자로 선발출전했다. 그러나 기록은 4번 타자답지 못했다. 타격부진이 극심했다. 멀티히트 경기를 꽤 하면서도 무안타 경기도 많았다. 타율이 1할대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득점권 타율이 2할을 넘기지 못했다. 자신도 제대로 콘택트가 되지 않는 이유를 좀처럼 찾지 못했다.
모두가 의아했다. 지난해에도 타율 3할3푼9리 179안타 25홈런 103타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최형우가 감을 잡을 때까지 기다렸다. "타격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간 나지완과 최형우가 다른 점이 뭐냐"는 팬 비난을 감수하면서 고집스럽게 최형우를 4번에 배치했다.
그 믿음에 최형우가 깨어났다. 역시 그에게 어울리는 건 홈런이었다. 최형우는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2019시즌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4-4 동점이던 8회 초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2사 1루 상황에서 롯데 고효준을 상대한 최형우는 1-2의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 몸쪽 높게 날아든 슬라이더(136㎞)를 걷어 올려 대형홈런을 때려냈다. 지난달 28일 한화전 이후 20일 만에 때려낸 시즌 2호 홈런. 타구속도가 169.2㎞까지 측정됐을 만큼 제대로 체중을 실어 만들어낸 홈런이었다.
이번 시즌 자신이 세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첫 발을 뗐다. 최형우는 1월 말 일본 오키나와 스프리캠프로 출국하기 전 작은 목표로 홈런 30개를 기록했다. 최형우는 "올 시즌 홈런 30개를 치고 싶다. 우리 팀이 승리하는데 힘을 보태고 싶다"며 웃었다.
타격감을 깨운 KIA '4번 타자', 이젠 꾸준함이 필요하다. 부산=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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