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나를 가만히 놔두지 않았으면 좋겠다."
'막내 에이스' 박지수(21·KB스타즈)가 굳은 각오를 다졌다.
박지수는 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곧 개막하는 2019년 미국여자프로농구(WNBA)리그에 뛰기 위해서다.
두 번째 도전이다. 박지수는 지난해 처음으로 WNBA 무대를 밟았다. 그는 지난해 4월 WNBA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7순위로 미네소타의 부름을 받았다. 드래프트 신청서를 내지도 않은 상황에서 지명된 것. 당시 박지수는 드래프트와 동시에 라스베이거스로 트레이드 돼 급하게 미국으로 떠났다. 준비가 부족했다. WNBA 시즌 첫 해 리그 32경기에서 평균 13분을 뛰며 2.8점-3.3리바운드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박지수에게는 아픔의 시간이었다. 처음으로 '벤치 신세'를 경험하며 차가운 현실을 맛봤다. 그는 "코네티컷 원정에서 자유투를 쏘려고 하는데 야유를 심하게 받았다. 다른 선수들을 향한 야유와는 차원이 달랐다. 울 뻔 했다. 너무 속상했다. 자유투를 던지고 싶지도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럼에도 박지수는 다시 한 번 미국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유가 있다.
출국에 앞서 기자회견에 나선 박지수는 "미국에서는 혼자 생활한다. 구단에서 편의를 봐주기 때문에 호텔에서 생활하기는 하는데, 출퇴근도 혼자해야 한다. 그런 경험 자체가 내게는 도움이 됐다. 또한, WNBA 선수들이 빠르기 때문에 그들을 따라다니는 것만도 도움이 됐다. 덕분에 한국에 와서 농구 코트를 쓰는 폭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이를 악물고 뛰어드는 두 번째 시즌. 이번에는 '경험'과 '자신감'이라는 무기를 장착했다. 박지수는 국내 무대를 휩쓸며 자신감을 얻었다. 박지수는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KB스타즈의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MVP 역시 그의 몫이었다.
박지수는 "지난해보다는 더 나을 것 같다. 한 번 해봤기 때문에 적응도 수월할 것 같다. 물론 미국에서 나는 루키다. 하지만 내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지난해에는 우승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긴 채 미국으로 갔다. '잘 할 수 있을까' 고민도 많이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우승도 하고 상도 많이 받으면서 기대감이 생겼다.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WNBA 진출을 앞두고 개인적으로 스킬 트레이닝을 했다. 박지수의 아버지인 박상관 전 명지대 감독은 "지수가 개인적으로 운동하는 것을 봤다. 대견하다"고 귀띔했다.
박지수는 "지난해에는 다른 선수들이 나를 모르기 때문에 수비가 붙지 않았다. 그래서 슛 기회가 났었다. 올해는 나를 가만히 놔두지 않았으면 좋겠다. 견제를 했으면 좋겠다"며 "슛은 물론이고 포스트업에서도 더 좋아진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짧은 인터뷰를 마친 박지수는 씩씩하게 앞으로 걸어 나갔다. 박지수와 함께 출국하는 어머니 이수경 씨의 목소리도 남달랐다. 이 씨는 "지난해에는 아무 것도 모르고 갔다. 이번에는 다르다. 지수도 미국에서의 생활이 어떤지 알고 있다. 살아남아야 한다. 다치지 않고 잘 다녀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라스베이거스는 27일(한국시각) 로스앤젤레스와의 첫 경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여정에 돌입한다.
인천공항=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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