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완 에이스의 향기가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왼손 투수 이승호(20)가 생애 최고의 피칭을 펼치며 승리투수가 됐다. 이승호는 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9이닝 동안 5안타 무실점의 완벽한 피칭을 펼치며 6대0 완승을 이끌었다. 시즌 3승을 데뷔 첫 완투 및 완봉승으로 장식한 이승호는 평균자책점을 4.61에서 3.78로 낮췄다. 올시즌 6번째 퀄리티스타트. 투구수는 104개였고, 볼넷 2개를 내주고 삼진은 4개를 잡아냈다.
이승호는 2017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4순위로 KIA 타이거즈의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그해 7월 31일 김세현이 포함된 2대2 트레이드 때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게 됐다. 당시 KIA는 불펜진 강화가 절실해 김세현을 받으면서 유망주로 평가받던 이승호를 내줬다. 이승호는 KIA 입단과 동시에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고 재활을 진행중이었다.
이승호는 지난해 1군에 데뷔해 구원으로 던지다 시즌 막판 선발로 3경기에 나서며 주목을 받았다. 올시즌 시작과 함께 4선발 자리를 꿰찬 이승호는 이날 선발투수의 자질을 유감없이 드러내며 좌완 에이스 재목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공격적인 피칭, 안정적인 제구력, 뛰어난 완급조절을 통해 LG 타자들의 혼을 빼놓았다.
출발은 불안했다. 그러나 금세 안정을 찾으며 호투의 발판을 마련했다. 1회초 선두 이형종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낸 이승호는 1사후 김현수에게 우전안타, 2사후 유강남에게 좌전안타를 내주고 맞은 만루에서 이천웅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넘겼다.
2회부터는 140㎞의 안팎의 직구와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를 섞어 던져 LG 타선을 요리해 나갔다. 2회를 삼진 2개를 곁들인 삼자범퇴로 마친 이승호는 3회 역시 10개의 공으로 LG 1,2,3번을 가볍게 제압했다. 4회에도 2사후 이천웅에게 우전안타를 내줬지만 김민성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3-0으로 앞선 5회에는 2사후 이형종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은 뒤 정주현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4-0으로 앞선 6회를 또다시 삼자범퇴로 틀어막은 이승호는 7회에도 볼넷 1개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8회 2사후 김현수에게 우중간 담장을 맞히는 큼지막한 2루타를 허용했지만, 채은성을 3루수 땅볼로 가볍게 요리했다. 8회까지 투구수는 93개.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이승호는 선두 유강남에게 중전안타를 내줬지만, 이천웅으로 유격수 병살타로 유도한 뒤 류형우를 141㎞ 직구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히어로즈 투수가 완봉승을 거둔 것은 이번이 8번째다. 공교롭게도 이날 LG 선발로 나선 장원삼이 히어로즈 시절인 2008년 팀 역대 1호 완봉승을 기록한 바 있다.
고척=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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