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경찰이 길고 긴 싸움 끝에 마침내 구속영장 카드를 꺼내들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8일 빅뱅 전 멤버 승리와 배우 박한별의 남편이자 유리홀딩스 전 대표인 유인석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두 사람은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증거인멸 정황이 포착됐고, 앞으로도 그럴 우려가 높다고 보았다"며 영장 신청 이유를 밝혔다.
승리는 사실상 '버닝썬 게이트'의 중심축이다. 그는 지난 2월 27일 경찰에 자진 출두해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으나 이후 마약투약, 정준영 등과 함께한 단톡방(카카오톡 단체대화방) 몰카 파문, 성접대, 경찰유착, 탈세 등의 의혹을 받으며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돼 18차례에 걸쳐 소환 조사를 받았다. 또 그가 클럽 버닝썬의 실소유주라는 주장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역시 '버닝썬 게이트'가 세상에 나온 지 146일 만에서야 구속영장이 신청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늦어도 너무 늦은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경찰이 내세운 핵심 혐의는 성매매 알선과 횡령 혐의다. 먼저 승리는 2015년 일본인 사업가 A회장 일행에 대해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은 유씨로부터 A회장 일행이 2015년 12월 24일 한국에 방문했을 때 성매매 여성 10여명을 동원해 접대하고 이들의 호텔 숙박비 3000만원을 승리가 YG엔터테인먼트 법인카드로 결제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또 성매매에 관여한 여성 17명을 입건했다. A회장 일행 7명 중 일부도 성매수 사실을 시인했다. 그러나 정작 승리는 "A회장에게 환대받은 일이 있어 보답 차원에서 숙박비를 냈을 뿐 성접대에 대해서는 몰랐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2017년 필리핀 팔라완에서 열린 승리의 생일파티에서 성접대가 이뤄졌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승리는 혐의를 부인하는 중이다. 파티에 참석한 유흥업소 여종업원들도 '성관계가 있던 것은 사실이지만, 누군가의 지시를 받은 건 아니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경찰은 고민했다. 성매매 알선 혐의는 입증이 게 쉽지 않다. 또 밝혀지더라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생각보다 형이 낮다. 승리 측이 여종업원들의 여행 경비를 모두 부담하고, 모집책에게 수천만원을 건넨 것을 확인했지만 정황 증거이기 때문에 법적분쟁의 여지도 있다.
그래서 성매매와 함께 횡령 혐의를 밝히는데 공을 들였다. 승리와 유씨는 2016년 만든 강남 주점 몽키뮤지엄 브랜드 사용료 명목으로 버닝썬 자금 2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또 경찰은 승리와 유씨, 유리홀딩스, 전원산업, 승리의 대만인 사업 파트너 림 모씨(일명 린사모)가 공모해 버닝썬 자금 20억여원을 횡령했다고 보고 있다. 만약 문제가 없는 정식 계약서가 존재한다면 승리 측의 항변에 사유가 있다고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횡령 혐의를 입증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경찰은 지난 연휴 몽키뮤지엄보다 더 큰 업체인 버닝썬이 2억원을 주고 실제로 몽키뮤지엄의 브랜드를 사용했는지, 아니면 횡령 창구로 계약을 한 것인지를 밝히기 위한 소명 자료를 보강하는 등 총력을 기울였다.
반면 경찰 유착 의혹은 승리 패밀리가 '경찰총장'이라 불렀던 윤 모 총경이 유씨로부터 받은 골프와 식사 접대, FT아일랜드 전 멤버 최종훈으로부터 받은 콘서트 티켓 등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대가성을 입증할 수 없는데다 액수도 적어 부정청탁금지법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윤 총경에 대해서는 몽키뮤지엄 수사와 관련해 경찰 정보를 알아봐 준 혐의(공무상 비밀누설·직권 남용)만 인정됐다. 즉 승리 패밀리와 경찰유착 의혹을 밝혀내기가 쉽지 않았다는 얘기다. 식품위생법 위반의 경우 벌금형 정도로 형이 가볍다.
승리가 수많은 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 하더라도 혐의가 정말 있었다는 부분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면 영장은 얼마든 기각될 수 있기 때문에 경찰은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어쨌든 구속영장은 신청됐다. 승리는 여전히 자신을 둘러싼 모든 의혹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갈림길에 선 승리의 운명, 구속을 피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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