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SK 와이번스의 언더핸드스로 투수 박종훈(28)과 역대 최고의 잠수함 투수 이강철(현 KT 위즈 감독)을 비교해달라는 질문이 나왔다. 그러자 염경엽 SK 감독은 박종훈을 칭찬하면서도 이 감독에게 엄지를 세웠다. "현역시절 이 감독님의 공은 정말 무브먼트가 대단했다. 주무기였던 커브는 오른손 타자의 등 뒤에서 휘어져 홈 플레이트로 파고 들어올 정도였다." 그러면서 염 감독은 이 감독의 유연한 투구 폼을 극찬했다. "무엇보다 이 감독님은 엄청난 유연성을 가지고 계셨다. 그래서 그렇게 많이 던져도 수술 한 번 하지 않으신 것이다. 선동열 조계현(현 KIA 단장) 선배도 이 감독님 못지 않게 얼마나 많이 던지셨나. 그런데 수술을 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역시 기본기에 있다."
염 감독의 투수들 관리 속에는 기본기 매뉴얼이 숨겨져 있다. 염 감독은 "스프링캠프, 시범경기, 정규리그 등을 다 따져봐도 투구수는 일본이 미국보다 훨씬 많다. 그런데 수술한 선수들의 비율은 미국이 더 높다. 이유는 일본 투수들이 공을 던지기 시작할 때 배운 기본기가 빼어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투구 매커니즘, 즉 투구 폼이 중요하다. 기본기가 잘 되어 있으면 부상 위험이 훨씬 줄어들기 마련이다. 과거 지도자들이 그렇게 기본기를 강조한 이유가 있었다. 그 기본기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다른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SK에는 '기본기' 매뉴얼이 장착돼 있다. 염 감독은 "우리 팀에는 기본기 매뉴얼이 있다. 2군에선 기본기가 어떤 것이고 기본기를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 것이 시스템으로 정립돼 있다"고 전했다.
이런 기본기를 갖춘 SK 선수들이 염 감독이 강조하는 '생각하는 야구'와 시너지를 내면서 자연스럽게 팀 조직력이 탄탄해지고 있다. SK는 13일 현재 29승12패1무를 기록, 2위 두산 베어스(29승14패)와의 격차를 1경기차로 유지하며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SK가 올 시즌 세 차례밖에 연패를 당하지 않은 건 역시 '생각하는 야구'와 맞물려 있다. 염 감독은 "자신이 타격감이 좋지 않으면 왜 좋지 않은지를 생각해야 한다. 막연히 많이 치는 것만이 정답이 아니다. 어떨 때 좋았는지 기억을 해야 하고, 어떨 때 나빴는지 기억을 하고 오답을 수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염 감독은 선수들의 단점보다 장점을 보려고 노력한다. 올 시즌 SK 유니폼을 입은 고종욱이 좋은 예다. 염 감독은 "고종욱이 없었으면 4월에 무너졌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고종욱의 순도 높은 활약을 칭찬했다. 테이블 세터로서 다소 출루율이 낮은 것에 대해선 장점인 타격으로 만회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염 감독은 "종욱이가 6, 7번에 있으면 클러치 능력도 있다. 배트 스피드가 빠르고 손목 힘이 좋다. 동료들도 놀랄 정도"라며 "출루율은 경험이 쌓여야 한다. 출루율 대신 다른 장점이 있는데 그걸 살리지 못하면 안된다"고 했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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