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하다 지는 경기가 있다.
시즌을 치르다보면 피할 수 없는 통과의례. 14일 잠실에서 삼성을 맞은 두산이 그랬다.
딱 한번만 횃불을 밝히면 우후죽순 터질 수 있었던 흐름. 하지만 끝내 두산은 빅이닝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타선이 활발한 데 이상하게 점수가 안나는 경기. 그 이면에는 십중팔구 상대팀의 견고한 수비가 있다.
상대를 서서히 지치게 하는 질식수비. 두산 등 강팀들의 특성이다. 그 원조 수비 강팀 앞에서 이날은 삼성이 질식수비의 진수를 보여줬다.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삼성의 주중 3연전 첫 경기. 선취점은 1회초 삼성의 몫이었지만, 이후 두산의 흐름으로 흘렀다. 2회말 선두 오재일의 볼넷에 이어 박세혁의 2루타로 단숨에 무사 2,3루를 만들었다.
좌중월 2루타가 펜스까지 흐르는 순간 삼성 좌익수 김헌곤의 기민한 수비가 있었다. 빠르게 어깨가 강한 유격수 이학주에게 연결했다. 두산 3루 코치가 오재일을 3루에서 멈춰세웠다. 홈 승부가 이어졌다면 그 사이 빠른 타자 주자 박세혁이 2루를 점령할 수도 있었던 상황. 무사 1,2루. 류지혁의 동점 적시타가 터졌다. 이어진 1사 1,3루에서 정진호의 좌익수 플라이 때 또 한번의 호수비가 나왔다. 김헌곤이 빠르게 이학주에게 연결해 3루주자 박세혁을 비디오 판독 끝에 홈에서 태그 아웃을 잡아냈다. 김헌곤의 빠른 송구와 이학주의 강한 어깨, 강민호의 혼신의 태그, 3박자가 맞아 떨어진 결과였다.
김헌곤은 1-1 팽팽하던 4회말에도 호수비를 펼쳤다. 선두 박세혁의 좌중간 안타성 타구를 30m 쯤 전력질주해 슬라이딩 캐치로 잡아냈다. 곧바로 류지혁과 정진호의 연속안타가 터졌다. 김헌곤의 호수비가 아니었다면 실점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 2사 2,3루에서 유격수 이학주는 허경민의 느린 타구를 러닝스로우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김헌곤을 중심으로 한 삼성의 질식수비 속에 5승무패, 방어율 1.60의 '언터처블' 이영하도 흔들렸다. 5회초 제구가 흔들리며 선두 김헌곤을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최영진의 안타와 강민호의 사구로 무사 만루. 이학주의 희생플라이로 삼성은 2-1을 만들었다.
흐름은 두산, 리드는 삼성이 가져가는 순간, 이면에는 김헌곤 이학주를 중심으로 한 삼성 야수진의 질식수비가 있었다. 잠실=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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