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왼손 투수 김범수(24)가 약속을 지켜나가고 있다. 자신과의 약속, 한용덕 한화 감독과의 약속이다. 김범수는 지난달 초 한용덕 감독에게 긴급 면담을 요청, '선발로 기회를 부여해 달라'고 당차게 말했다. 한 감독은 "당당함을 보니 기분이 좋다. 배짱도 좋다. 그 자신감을 마운드 위에서 펼쳐주길 바란다"고 했다. 그로부터 한달여. 김범수는 한발씩 사령탑의 마음에 다가서고 있다.
김범수는 18일 대전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로 등판해 5⅔이닝 동안 6안타(1홈런) 7탈삼진 2실점으로 선발승(2승3패)을 거뒀다. 팀은 5대2로 이겼다.
가장 먼저 눈에 띈 변화는 '고질인 볼넷이 없는 김범수'였다. 김범수는 왼손으로 시속 150km 이상을 던지는 파이어볼러다. 하지만 늘 제구가 문제였다. 타자와의 승부보다 제 풀에 먼저 쓰러지기 일쑤였다. 이번 KIA전에서는 달랐다. 사구가 하나 있었지만 올시즌 5차례 선발등판에서 첫 무볼넷을 기록했다. 100개의 볼을 던지면서 66개의 스트라이크를 기록한 것도 고무적이다. 이상적인 스트라이크-볼 배합. 힘을 빼고 던져도 최고시속은 149km를 찍었다.
김범수는 "불펜피칭처럼 편안하게 던졌다"고 했다. 류현진(LA다저스)이 사랑하는 동생인 팀선배 장민재가 영상통화를 할때 옆에서 조언도 얻었다. '너(김범수)의 볼을 믿으라'는 월드클래스 투수의 격려는 힘이 됐다.
김범수는 올시즌 2승3패에 평균자책점 4.55를 기록중이다. 어느새 팀선발진의 한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5차례 등판에서 딱 한번, 지난 7일 SK 와이번스전에서 4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을 뿐 나머지는 5이닝 이상을 1실점, 2실점으로 버텨냈다. 토종 선발 토대가 허물어진 한화로선 김범수의 활약이 무척 값지다.
김범수는 2015년 1차지명으로 이글스 유니폼을 입었다. 수년간 한화 코칭스태프가 눈여겨봤던 미완의 대기. 잘 다듬기만 하면 대성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웠던 미래 에이스. 2019년은 김범수에게 터닝포인트가 될 조짐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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