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이후 안일한 자만심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KIA 타이거즈가 김기태 감독이 사퇴한 후 첫 3연전을 마쳤다. 김기태 감독이 16일 자진 사퇴를 발표한 후 KIA는 박흥식 퓨처스감독을 1군 감독대행으로 불러 올렸고, 17~19일 대전에서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 3연전 시리즈를 소화했다. 2승1패로 위닝시리즈를 따냈다. 박흥식 대행은 정신 없는 상황에서 팀을 맡게 됐다. "페넌트레이스가 100경기 가까이 남았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다"는 희망과 격려의 메시지를 선수단에 전하면서, 현재의 문제점을 아프게 꼬집기도 했다.
KIA는 김기태 감독이 부임한 2015시즌부터 차근차근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 팀이었다. 그리고 3시즌만인 2017시즌에 결실을 맺었다. 거액을 들여 영입한 FA(자유계약선수) 최형우의 합류와 이범호-김주찬을 중심으로 한 베테랑들의 활약, 이명기-김민식 등 트레이드 영입, 김윤동-임기영 등 영건들의 성장, 헥터 노에시-팻딘-로저 버나디나로 이어지는 외국인 선수들의 성공 등 모든 박자가 맞아 떨어지며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그렇게 완전체 팀으로 거듭나는듯 보였지만 KIA는 지난해와 올해 전혀 다른 팀으로 하락했다. 주전들의 부상 이탈로 조금씩 삐걱대기 시작하더니, 올해에는 선발, 불펜, 타선, 수비 가릴 것 없이 모두 무너진 상황이다. 최하위로 처진 것이 결코 이상하지 않은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2017년 당시 1군 타격코치로 우승을 이끌었던 박흥식 대행은 그 이후 급격하게 떨어진 경기력의 이유로 '안일함'을 꼽았다. 박 대행은 "선수들이 안일했던 것 같다. 우승 당시 가장 염려스러웠던 부분인데 '안일한 자만심'이 생겼던 것 같다. 선수들이 몸 관리에 소홀하면서 부상이 많아졌고, 부상이 많아지면서 팀 전체 전력이 떨어졌다. 분명히 반성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했다.
이어 "외국인 선수 영입 실패도 영향이 있었지만, 지금은 선수단 전체가 패배 의식에 젖어있는 것 같다"면서 밝은 표정과 분위기를 만들어줄 것을 당부했다. 2군에 내려가 있는 김주찬 나지완 등 베테랑 선수들의 1군 등록 가능 날짜가 되면 불러 올리겠다는 말도 이런 뜻이다. 현재의 전력 그대로 흘러가는 것만 보고있을 수는 없다. 어떻게든 분위기를 바꿔야 하기 때문에 변화를 택한 것이다. 박흥식 대행은 "베테랑 선수들이 팀을 더 책임져줘야 한다. 지금 우리팀 선수들의 분위기는 상대가 만만하게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장 성적 급반등은 어렵더라도,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끈질긴 승부욕을 보여줘야 한다. '선수들이 조금 더 긴장하고 뛰는 것 같냐'는 질문에 박흥식 감독대행은 "당연하다. 지금이 어떤 상황인데. 감독님이 팀을 떠난 이런 상황에서도 간절하게 안 뛰는 선수는 앞으로 기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달라진 KIA를 기대할 수 있을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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