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트래퍼드(영국 맨체스터)=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데이비드 베컴. 그는 진정한 맨유의 7번이었다.
26일 오후(현지시각)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퍼드. 맨유 레전드와 바이에른 뮌헨 레전드가 격돌했다. 20년전인 1999년 5월 맨유는 트레블(3관왕)을 달성했다. 대업적 달성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트레블 리유니언'이라는 타이틀로 친선 경기를 기획했다. 바이에른 뮌헨 레전드를 데려온 것은 당시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프노우에서 열렸던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 상대였기 때문.
이 경기에 대한 관심은 컸다. 20주년이라는 의미도 있었다. 무엇보다도 최근 침체된 맨유의 분위기를 반전하겠다는 의미가 컸다. 맨유는 올 시즌 6위에 그쳤다. 유럽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했다. 옆동네 맨시티는 이번에도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앙숙 리버풀은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진출했다. 맨유로서는 20년 전 영광을 떠올리며 다시 한 번 날아오르겠다는 결의를 다질 필요가 있었다.
맨유는 트레블을 이룩했던 당시 멤버들에게 총동원령을 내렸다. 개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라이언 긱스 정도만 나오지 않았다.
주인공은 '7번' 베컴이었다. 런던에서 맨체스터로 향하는 버진 트레인 기차 안에도 수많은 맨유 팬들이 있었다. 많은 수가 '7번'이 박힌 베컴의 유니폼을 입었다. 올드트래퍼드로 향하는 트램 안. 역시 최대 지분은 베컴이었다.
경기가 시작됐다. 베컴은 오른쪽 날개로 나섰다. 현역에서 은퇴한 지 6년이나 됐지만 몸상태는 여전했다. 군살 하나 없었다. 이런 경기에서는 보통 설렁설렁 뛰기 마련이다. 그러나 베컴은 달랐다. 열의가 넘쳤다. 볼을 잡으면 정확한 택배 중장거리 패스를 선보였다. 공간을 향해 힘차게 쇄도하기도 했다. 코너킥과 프리킥 전담 키커로도 나섰다. 특유의 모션과 함께 날카로운 킥을 선보였다. 베컴이 볼을 잡으면 모두가 주목했다. 핸드폰도 들었고, 함성과 박수가 터져나왔다. 경기 종료 직전 베컴은 맨유 레전드의 5번째 골을 집어넣었다. 화려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팬들 모두 기뻐했다. 5대0. 맨유 레전드의 완승이었다.
경기 후 베컴은 친절했다. 경기가 끝나고 1시간 30여분이 지났다. 선수단 출입구 앞에는 많은 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레전드들의 사인을 받기 위해서였다. 베컴이 나왔다. 아내 빅토리아 베컴 등 가족과 함께였다. 베컴은 가족들을 먼저 차로 보냈다. 그리고는 팬들에게 다가갔다. 15분여 동안 사인을 하고 사진 촬영에 응했다. 싫은 표정은 하나도 없었다. 마무리지을 때까지 활짝 웃었다. 팬서비스를 마친 뒤 차를 타고 경기장을 떠났다. 많은 팬들은 베컴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맨유가 사랑한 진정한 7번다웠다.
한편 이날 경기에 박지성은 오지 않았다. 맨유 앰버서더인 박지성은 당초 경기에 출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경기 전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아 경기 불참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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