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베트남 한류' 정해성 감독이 이끄는 호치민시티FC가 4경기 무패(3승1무)를 달리며 V리그1 선두를 질주했다.
호치민시티는 25일 오후 9시(한국시각) 베트남 호치민 통낫스타디움에서 펼쳐진 V리그1 11라운드 송람과의 홈경기에서 2대1로 승리했다.
이날 통낫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1만1000명의 관중 가운데 무려 7000여 명이 송람 원정팬이었다. 노란 유니폼을 맞춰입고 홈을 방불케 하는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다. 정해성 감독은 "많은 경기를 해왔지만 송람전은 정말 손에 꼽을 만큼 쉽지 않은 경기였다"고 털어놨다. "송람은 베트남에서 가장 잘 뭉치는, 끈끈한 지역색을 지닌 팀이다. 비행기로 1시간 10분 거리에 있는 송람 원정 팬들이 총출동했다. 노 란물결이 우리 홈구장을 가득 채웠다. 난생 처음 겪어보는 분위기였다"고 귀띔했다.
정 감독의 호치민은 기죽지 않았다. 전반 패기 넘치는 플레이로 기선을 제압했다. 전반 20분 카메룬 출신 수비수 에파시가 프리킥 찬스에서 헤딩 선제골을 기록하고 전반 27분 '브라질 공격수' 조엘 비니시우스가 상대의 핸들링 파울로 얻어낸 페널티킥을 깔끔하게 성공시키며 2-0으로 앞서나갔다.
그러나 후반 송람의 반격이 거셌다. 후반 8분, 상대에게 만회골을 허용한 후 송람 서포터들의 정신을 쏙 빼놓는 함성속에 선수들이 흔들렸다. 정 감독은 큰소리로 선수들을 질책하며 강한 집중력을 요구했다. 후반 30분 이후 호치민에 결정적인 득점 기회가 생기면서 다시 호치민시티쪽으로 분위기가 넘어왔다. 끈질긴 수비와 특유의 뒷심을 발휘해, 결국 2대1 승리를 지켜냈다.
마침 호치민과 박빙의 선두경쟁중인 하노이가 하루 전날 치러진 11라운드 경기에서 패했다. 정 감독은 "우리와는 상관없다. 하노이 신경쓰지 말고 우리 할 일만 하자"고 선수들을 독려했었다. 이날 값진 승점 3점을 따내며 승점을 벌릴 기회를 꿰찼다. 승점 26으로 '디펜딩챔피언' 하노이를 승점 5점 차로 따돌렸다.
호치민은 1부 승격후 지난 2년간 14개팀중 12위를 해왔다. 그랬던 호치민이 올시즌 정 감독 부임 이후 확 달라졌다. 11라운드까지 하노이 원정에서 1패를 제외하곤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정 감독은 "연초에 선수들과 면담하면서 목표를 물어봤을 때 80% 이상이 5위권을 이야기했었다. 처음에 선두가 됐을 때만 해도 '운 아니냐'며 반신반의했다. 이제는 베트남 주요 언론들이 우리 팀의 전술을 조명하고 있다. 공격수 응구 후앙틴, 수비수 응구옌 후 투안, 미드필더 두 반 투안 등 2~3명의 선수가 킹스컵에 나갈 국가대표 하마평에도 오르내리고 있다"며 기대 이상의 성적과 선수들의 성장을 흐뭇해 했다.
때로는 세심하게, 때로는 엄격하게 어린 선수들을 다스리는 정 감독의 '아버지 리더십'이 통하고 있다. 정 감독은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서고 서로 마음으로 교감하면서 믿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날도 정 감독은 경기후 부상한 외국인선수 에파시의 병원까지 직접 동행해 선수의 상태를 살뜰히 살폈다.
V리그 1위 호치민시티의 정 감독은 이제 전반기 리그 2경기만을 남겨놓고 있다. 6월 태국에서 펼쳐지는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대표팀 킹스컵 일정을 위해 V리그는 한달간 휴식기를 가진 후 7월7일부터 하반기 레이스에 돌입한다. 정 감독은 "다른 팀들도 이제 우리팀을 견제하고 많은 연구를 할 것이다. 우리 역시 휴식기 동안 스리백 등 새 전술과 변화, 혁신을 통해 계속 발전해나가야 한다. 팬들에게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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