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 애런 램지(28·아스널)는 올여름 합류하게 될 유벤투스에서 또 다른 '영국 출신 전 아스널 선수'를 만난다. 잉글랜드 20세 대표팀 공격수인 스테피 마비디디(20)다.
대중에 크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1992년 데이비드 플랫 이후 처음으로 유벤투스 유니폼을 입고 세리에A를 누빈 잉글랜드 선수다. 엄연히 지난시즌 세리에A 우승 멤버다.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세계 정상급 수비수 조르지오 키엘리니와 크리스티안 보누치 등과 같이 훈련하고, 우승 세리머니에도 참가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었다. 더비 출생의 마비디디는 3부 소속 찰턴 임대를 마치고 지난해 여름 아스널의 프리시즌 투어에 합류했다. 하지만 '1군에서 활용할 계획이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마비디디는 "아스널에 8년을 머물렀다. 이곳에서 내 시간이 끝났다고 생각했다"고 영국공영방송 'BBC' 인터뷰에서 말했다.
커리어가 꼬일법한 상황. 전화 한 통을 받았다. 평소 마비디디를 눈여겨본 키엘리니의 쌍둥이 형제 클라우디오 키엘리니 유벤투스 23세팀 코디네이터였다. 마비디디는 "나를 오랫동안 지켜봤다더라. 정작 나도 기억하지 못하는 3년 전 내가 뛴 경기도 기억했다"며 "유벤투스행을 거절할 순 없었다"고 했다.
지난해 8월 이적이 성사됐다. 유벤투스 리저브(U-23)팀 소속이었지만, 곧 1군 선수들과 같이 훈련하기 시작했다. 마비디디는 "1군 첫 훈련 세션을 어제 일처럼 기억한다. 그때 처음으로 호날두를 봤다"고 돌아봤다.
U-23팀 소속으로 세리에 3부리그에서 32경기에 출전 6골을 넣은 마비디디는 지난 4월 13일 SPAL전에서 유벤투스 1군 공식 데뷔전을 치렀다. 그는 "(하프타임에)라커룸을 가장 늦게 나오는데, 알레그리 감독이 '준비됐지?'라고 묻더라. 그래서 '물론이죠'라고 말했다. 후반 24분 투입됐다. 그날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1대2로 패한 유벤투스는 다음 경기인 피오렌티나전 승리를 통해 리그 우승을 조기 확정했다. 이날 라커룸에서 호날두와 장난까지 쳤다는 마비디디는 경기 직후 부친이 사망했다는 비보를 접했다. 그는 "아버지는 틀림없이 내 데뷔 경기를 보셨을 것이다. 그의 마지막 좋은 기억 중 하나일 것"이라고 했다.
마비디디는 우승 메달을 받지 못했다. 출전 경기수를 채우지 못했기 때문. 하지만 그는 "올해 데뷔만 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목표를 이뤘다"며 "앞으로 더 많은 걸 이루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진만 기자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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