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배우 박소담이 슬럼프에 대해 솔직히 말했다.
제72회 칸 영화제에서 전 세계 영화인들의 극찬을 받으며 한국 영화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바른손이엔티 제작). 극중 백수가족의 딸 기정 역의 박소담이 3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악령이 깃든 소녀를 소름끼칠 정도로 실감나는 연기력으로 소화한 '검은 사제들'(2015, 장재현 감독), 일제강점기 여학생 기숙사에서 공포와 맞딱뜨린 예민한 10대를 연기한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2014, 이해영 감독) 등의 작품을 통해 충무로의 핫루키로 떠오른 박소담. '기생충'을 통해 봉준호 작품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게 된 그는 척박한 현실에도 결코 기죽지 않는 야무지 20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극중 박소담이 연기하는 기정은 미대에 떨어지고 학원비도 없어 오빠 기우(최우식)과 함께 백수로 지내고 있는 인물. 기우가 부잣집 박사장(이선균)네 과외선생님으로 들어가도록 빼어난 포토샵 실력으로 졸업증명서를 위조하고 이후 박사장네 미술 과외 면접까지 보게 되면서 백수 가족의 두 번째 희망으로 떠오른다.
이날 박소담은 "사실 '검은 사제들' 이후로 연기적으로 고민이 컸었다. '검은 사제들' 이후 큰 관심이 부담스럽기도 했고 이후 작품들에서는 또 안 좋은 반응을 받기도 했고 그래서 숨고 싶기도 했다"고 솔직히 입을 열었다.
이어 "제가 그동안 너무 강하고 센 역할들만 하고 일상적인 연기를 제대로 못 보여드린 것 같더라. 학교 다니면서 연극을 할 때는 그런 연기가 너무 좋았고 나름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현장에 가니 정말 어렵더라. 그러다보니 주눅도 많이 들었다"며 "저는 제가 지치게 될거라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그런데 그런 상황이 계속되니까 지치더라"고 말했다.
그래서 1년간 공백기를 갖고 쉬게 됐다는 박소담. 그는 "쉬면 일을 못하는 것에 대한 조급함이 있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마음이 편안하다는 걸 느꼈다. 제가 오래 쉬고 있고 마침 연기적 갈증이 생겼을 때 봉준호 감독님께 연락이 왔다. 그런 휴식기를 거치고 봉 감독님을 만나서 즐길 수 있었다. 아마 그전에 만났으면 이 작업이 행복한지 모르고 잘하려고만 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기생충'이 자신의 연기 인생이 터닝 포인트가 됐다는 박소담은 "'기생충' 하면서 정말 행복했다. 푹 빠져서 연기를 할 수 있었던 게 너무 행복했다. 예전에는 오로지 잘해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이번 현장에서 처음으로 모든 스태프들의 얼굴을 보게 됐다. 이전에는 스태프들의 얼굴을 볼 여유조차 없었다. 그래서 같이하는 분들의 소중함도 몰랐다. 그런데 이번에 현장까지 보면서 한 작품을 위해 정말 많은 분들이 뛰어다니시는구나 싶더라. 이제 조금 시야가 넓혀진다"며 웃었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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