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롯데 자이언츠의 전격적 결단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고 급박했다. 새로 영입한 제이크 톰슨(25)은 11경기서 단 2승(3패)을 챙기는데 그쳤다. 메이저리그 경력을 갖춘 톰슨은 젊은 나이와 성장세를 고려하면 롯데에서 빛을 볼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실전 내용과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매 경기 투구 기복을 반복했고, 주무기인 슬라이더는 원바운드볼로 연결되기 일쑤였다. 공의 움직임은 좋았지만, 이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승수를 쌓지 못하는 경기 수가 늘어나면서 스트레스도 받는 모습이었다.
구상도 맞지 않았다. 롯데는 5년차 외국인 투수 브룩스 레일리(31)가 톰슨을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했다. 2015시즌부터 롯데에서 활약해 온 레일리의 경험이 코칭스태프 지도와 맞물리면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봤다. 하지만 톰슨 뿐만 아니라 레일리도 올 시즌 초반부터 구위가 급격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고, 11경기 1승6패의 초라한 성적에 그치면서 선발진 전체가 흔들리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때문에 톰슨보다는 레일리가 먼저 교체 대상으로 거론될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뜻밖의 변수가 상황을 바꿔 놓았다. 톰슨이 30일 이두근 염좌로 1군 말소 처리된 것. 지난 25일 사직 LG 트윈스전에서 7⅓이닝(2실점)을 던지고 내려온 뒤 오른팔 이두근 통증을 느꼈다. 이후 회복세를 보이면서 우려는 기우에 그치는 듯 했으나, 톰슨은 29일 팀 훈련 도중 다시 같은 부위 통증을 느꼈다. 검진 결과 이두근 염좌가 발견됐고, 회복에 최대 2주가 소요된다는 진단을 받았다. 문제는 이두근 염좌가 회복된다고 해도 투구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는 팔 부상인데다, 공백 기간을 감안해 캐치볼, 라이브피칭 등 점검 기간을 거쳐야 한다는 것. 이럴 경우 복귀가 1달 이상 걸릴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롯데는 올 시즌 레일리-김원중-톰슨 외에 나머지 두 자리를 대체 선발 체제로 운영 중이다. 성적이 바닥까지 추락한 마당에 구멍난 선발 자리를 메우는 것도 벅찬 상황. 톰슨의 복귀를 기다릴만한 여유가 없었다.
이달 초 국내 에이전시와 계약을 맺은 소사 소식이 들려왔다. 7년 동안 KBO리그서 활약하며 통산 68승(60패)을 기록했던 소사는 대만 프로리그 푸방 가디언즈로 이적한 뒤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 모두 1위를 달릴 정도로 위력적인 공을 던지고 있었다. 하지만 에이전시 계약 후 일본 팀들과 협상에 나서는 등 거취 변화를 시사했다. 최고 시속 160㎞에 달했던 직구 뿐만 아니라 당장 경기에 등판해도 될 정도로 좋은 몸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더해졌다. 결국 롯데 프런트가 검토 끝에 결단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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