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최근 정치를 소재로한 작품들이 봇물터지듯 만들어지고 있다.
그간 정치라는 소재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기피하는 장르 중 하나였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현실이 늘 존재하고 있는 데다 괜한 논란만 불러 일으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치를 소재로했던 작품들이 큰 인기를 누리지 못했던 것도 한몫했다.
2015년 국회를 배경으로 한 KBS2 '어셈블리'는 6%가 넘지 못하는 시청률을 기록했고, 2010년 최수종이 대통령으로 등장했던 KBS2 '프레지던트'도 당시로서는 많은 관심을 끌지 못했다.
2009년 김은숙 작가가 집필한 '시티홀'은 가상의 인주시를 배경으로 시장과 시의회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었다. 물론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김 작가의 다른 작품에 비해서는 좋은 성적이라고 보기 힘들었다. 때문에 김 작가 역시 '시티홀'을 마친 후 "앞으로는 더 쉬운 작품을 쓰겠다"고 말했을 정도다.
하지만 최근에는 정치 소재들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종영한 KBS2 '국민여러분'은 사기꾼 양정국(최시원)이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19일 개봉하는 영화 '롱리브더킹: 목포 영웅'도 거대조직 보스 장세출(김래원)이 국회의원에 출마하는 이야기다.
14일부터는 JTBC 금토극 '보좌관'이 전파를 탄다. 제목처럼 스포트라이트 뒤에서 세상을 움직이는 리얼 정치 플레이어들의 위험한 도박. 권력의 정점을 향한 슈퍼 보좌관 장태준(이정재)의 치열한 생존기를 그릴 작정이다.
국회의원 출신 위대한(송승헌)이 문제투성이 4남매를 받아들이고, 국회 재입성을 위해 쇼를 벌이는 이야기를 담은 tvN '위대한 쇼'는 촬영에 한창이다. 또 tvN '60일, 지정생존자'도 다음달 1일부터 방송된다. 갑작스러운 국회의사당 폭탄 테러로 대통령을 잃은 대한민국에서 환경부 장관 박무진(지진희)이 60일간의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지정되면서 테러의 배후를 찾아내고 가족과 나라를 지키며 성장하는 이야기다.
이같이 정치 드라마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은 역시 작가나 제작진들이 새 소재를 발굴하는데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소재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멜로 장르는 최근 들어 두드러지게 저조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단순 멜로뿐만 아니라 한때 인기를 모으던 판타지물까지 크게 관심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창작자들의 관심권 밖에 있었던 정치가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정치 드라마라고 무조건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을 다루는 것은 실패확률이 높다. '지정생존자'처럼 드라마틱한 상황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을 내세우거나 '보좌관'처럼 국회의원 뒤에서 활약하는 보좌관을 주인공으로 하는 등 색다른 시도를 해야 관심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아직 정치라는 소재가 시청자나 관객들에게 얼마나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근 연이어 개봉하고 공개되는 작품들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에 따라 앞으로 드라마나 영화의 소재로 정치가 얼마만큼 활용될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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