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엇갈렸던 길이 다시 만나는덴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SK 와이번스의 신-구 외국인 투수 헨리 소사와 브록 다익손의 대결이 더욱 흥미로워지는 모양새다. SK를 떠난 뒤 롯데 자이언츠에서 권토중래를 노리던 다익손이 13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실점 이하·QS+)를 기록한데 이어, 15일 인천 NC 다이노스전에선 소사가 6이닝 10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로 KBO리그 복귀 첫 승을 따냈다.
먼저 시험대에 오른 것은 소사였다. 다익손을 대신해 SK 유니폼을 입은 소사는 9일 인천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첫 선을 보였으나, 4이닝 동안 홈런 세 방을 얻어맞으며 8실점 하는 최악의 결과물을 받아들었다. 이튿날 롯데는 다익손 영입을 발표했다. 다익손은 롯데 입단 후 "SK에 나쁜 감정은 없다. 어디까지나 야구도 비즈니스다. 좋을 때가 있으면 나쁠 때도 있다"고 했으나 "내 피칭이 나빴거나 부정하고 싶진 않다. 팀이 원하는대로 던졌고, 결과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내 피칭에 후회는 없다"고 묘한 여운을 남겼다. 롯데 양상문 감독은 "다익손에게 물어보니 '하루만 시간을 주면 곧바로 던질 수 있다'고 하더라. 준비를 잘 한 것 같다"고 흡족해 했다. 다익손은 13일 LG전에서 비록 승리를 따내진 못했지만, 최고 147㎞ 직구를 앞세워 QS+를 달성, 그동안 숙제로 꼽혔던 구속-이닝 소화 능력을 보란듯이 증명했다. 소사는 NC전에서 무실점 승리를 따내면서 삼성전의 아쉬움을 털어냄과 동시에 다익손과 엇갈릴 수도 있었던 평가를 다잡는데 성공했다.
다익손은 첫 투구에서 SK 시절에 비해 공격적인 카운트 싸움 뿐만 아니라 그동안 연마해온 포크볼을 승부구로 활용하면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중반을 넘기면서 구위가 떨어지면서 안타를 허용하는 장면이 이어진 점은 여전히 숙제로 꼽힌다. 소사는 전체적으로 구위가 높게 형성됐던 삼성전에 비해 NC전에서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긴 했으나, 구위보다는 경기 운영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좋든 싫든 두 투수는 올 시즌 내내 비교를 당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성적 면에서 나쁘지 않았던 다익손을 밀어내고 자리를 차지한 소사나, 먼저 소사에게 손을 내밀었던 롯데의 부름을 받은 다익손 모두 매 경기 활약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이런 비교가 소사-다익손에게 성공을 향한 동기부여가 될 지, 중압감이 될 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것 같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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