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말 그대로 '각본없는 드라마'였다.
한화 이글스가 9회말 7득점으로 7연패 늪에서 탈출했다. 한화는 2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가진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3-7로 뒤지던 9회말에만 3점을 얻은데 이어, 2사 만루에서 이성열의 끝내기 만루 홈런에 힘입어 10대7로 이겼다. 앞서 시즌 최다인 7연패 부진에 시달렸던 한화는 안방에서 기적적인 승리를 거두며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 했다.
포기하지 않는 집중력이 빛났다. 3-7로 뒤진 9회말 하위 타선에서 연속 안타로 분위기를 잡았다. 행운도 뒤따랐다. 롯데 불펜이 급격히 흔들린 가운데, 실책까지 이어지면서 한화는 한 걸음씩 추격에 성공할 수 있었다. 마지막 순간 베테랑 이성열이 초구를 공략해 그랜드슬램에 성공했다. 9회말 시작 전까지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기막힌 반전이었다.
최근 한화는 투-타 밸런스 부조화 속에 시즌 전부터 이어져 온 여러 문제들이 꼬이고 꼬이면서 안팎의 우려를 샀다. 연패를 거듭하는 동안에도 좀처럼 탈출구가 마련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20일 롯데전에서도 3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동점에 이어 역전까지 내주며 허무하게 무너지는 듯 했지만, 절체절명의 순간 신예와 베테랑이 합심해 대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이날 승리의 의미를 7연패 탈출에만 국한시킬 수 없는 이유다. 한화 한용덕 감독은 경기 후 "어려운 경기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승리로 만들어낸 선수들이 대견하다"고 말했다. 이성열은 "동료들이 연패를 끊어보자는 의지로 좋은 찬스를 만들어준 것이 승리의 요인이었다. 내가 찬스에 나섰던 것이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승리의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극적으로 연패를 끊은 한화지만, 여전히 가시밭길이다. 롯데와의 주중 3연전에서 선발 호투에도 불펜이 흔들렸고, 소모도 커지면서 부담을 안았다. 타격이 19일 롯데전 5득점을 기점으로 반등하는 양상이지만, 제라드 호잉, 김태균 등 중심 타자들의 타격감은 100%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 21일부터 갖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주말 홈 3연전 결과는 그래서 더 중요해졌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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