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이제 웬만해서는 더 '더비'인 것 같다."
'독수리' 최용수 FC서울 감독이 '허허' 웃었다. 말 그대로다. 서울과 수원 삼성의 경기는 '슈퍼매치', 인천 유나이티드전은 '경인더비', 전북 현대와 격돌할 때는 '전설매치'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구단과 구단의 역사가 거듭되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라이벌전이다. 하지만 서울의 '라이벌 열전'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최 감독이 만들어낸 더비가 한가득이다.
가장 최근에는 대구FC와의 라이벌 구도가 형성됐다. 이유가 있다. 최 감독은 대구의 지휘봉을 잡은 안드레 감독과 한솥밥을 먹은 바 있다. 둘은 지난 2000년 안양 LG의 우승을 이끈 콤비였다. 게다가 당시 두 사람을 지휘하던 감독이 바로 조광래 대구 사장이다. '영광의 동지'에서 적으로 다시 만난 관계. 팬들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 감독의 인연은 또 있다. 김태완 상주상무 사령탑과는 '동갑내기 라이벌'이다. 특히 두 팀은 지난해 11위 자리를 두고 벼랑 끝 승부를 펼친 바 있다. 당시 경기에서 김 감독의 상주가 승리하며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11위로 밀려난 서울은 승강 플레이오프 끝에 가까스로 K리그1에 살아남았다. 이후 동갑내기 사령탑의 라이벌 구도는 계속되고 있다. 올 시즌에는 최 감독이 2경기 연속 승리를 거머쥐었다.
사실 최 감독의 '라이벌 구도'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과거 전북을 이끌던 최강희 감독, 포항의 지휘봉을 잡았던 황선홍 감독과도 라이벌 매치를 펼쳤다.
K리그의 스토리텔러, 최 감독. 그가 라이벌 구도를 마다하지 않는 이유는 팬들에게 더 많은 이야깃거리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 감독은 구단 내에서도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는 "시크한 박주영과의 얘기도 공개해 스토리를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최 감독은 구단 내 에피소드를 공개해 팬들의 궁금증을 충족시키고 있다. 여기에 더비전에서도 특유의 재치있는 입담으로 스토리를 쌓아가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라이벌 매치는 쉽지 않은 경기다. 하지만 최 감독은 팬들을 위해서는 다양한 이야기가 나와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슈퍼매치 등 어려운 경기에서도 입담은 물론이고 그라운드에서도 물러서지 않는 경기를 고수한다"고 귀띔했다.
그동안 '이야기'에 배고픔을 느꼈던 K리그. 스토리텔러 최 감독의 등장에 이야기 꽃이 피고 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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