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캡틴'부터 '막내형'까지. 전 선수가 한마음 한 뜻이 됐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자기들끼리 선행의 의지를 하나로 모았다. 그저 고맙고, 기특할 뿐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U-20월드컵에서 준우승의 값진 성과를 낸 대표팀 선수들이 각자 받게되는 포상금의 일부를 각출해 U-20 대표팀의 이름으로 기부하기로 했다. 그들의 마음 씀씀이가 세계 정상급의 축구 실력만큼이나 돋보인다. 액수는 중요치 않다. 스무살 남짓의 청년들이 이런 생각을 공유하고, 모두 동의했다는 것 자체로도 이미 빛이 난다.
이 같은 결정은 U-20 월드컵이 끝난 뒤에 바로 나왔다. 대표팀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최근 스포츠조선과의 통화에서 "월드컵을 마친 뒤 선수단 회식 때 이런 이야기가 처음 나왔다. 주장인 황태현이 선수들에게 '만약 나중에 혹시 포상금 같은 걸 받게 된다면, 그 중에 일부를 모아서 기부 같은 걸 하는 게 어떨까'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막내형' 이강인까지 모든 선수들이 듣자마자 흔쾌히 찬성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오로지 선수들끼리 자발적으로 논의하고 결정한 이야기다. 게다가 이런 이야기는 포상금 지급 여부와 상관없이 일찌감치 선수들끼리 결정한 것이었다. 월드컵 기간 내내 국민들에게 받은 아낌없는 성원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보답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기에 가능했다. 아직 어린 나이임에도 이미 U-20 대표팀 선수들의 마음 가짐 역시 '월클(월드 클래스)' 수준이라고 볼 만 하다.
때 마침 대한축구협회(KFA)에서도 지난 26일 U-20 대표선수들에게 격려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포상금 규모는 개인당 2000만원 정도가 될 듯 하다. 이번 대회가 상금이 없는 대회인데다 20세 이하의 어린 선수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큰 액수다. 협회 측은 U-20 대표팀이 예상을 뛰어넘는 선전으로 국민들에게 큰 기쁨을 선물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성적과 상관없이 이 격려금이 전혀 아깝지 않게 느껴진다. 경기력도 뛰어났지만, 마음 씀씀이 또한 그에 못지 않은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대표팀의 기부 결의 내용을 밝힌 이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곳에 기부를 할 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선수들이 모두 한마음이라 차차 논의해서 정하게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이들 U-20대표팀을 '한국 축구의 미래'라고 부르는 진짜 이유는 실력과 더불어 이런 올바른 마음가짐을 갖추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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