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젊어졌죠?"
2019년 6월의 마지막 날, 박흥식 KIA 타이거즈 감독대행은 선발라인업에 큰 폭의 변화를 줬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베테랑 김주찬과 김선빈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박 감독대행은 "김주찬은 종아리쪽에 통증이 있어서 라인업에서 빠졌다. 항상 부상을 안고 있는 선수다. 김선빈도 옆구리쪽이 좋지 않지만 피로함을 좀 더 호소해 선수 보호 차원에서 벤치에 대기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미 주전 중에선 안치홍도 오른손 중지 염좌 부상으로 22일부터 말소돼 2군 재활군에서 재활 중이다.
박 감독대행에게는 '미래형 타순'을 구성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였다. 선발라인업은 1번 최원준(중견수·22)-2번 박찬호(유격수·24)-3번 터커(좌익수·29)-4번 최형우(지명·36)-5번 이창진(3루수·28)-6번 류승현(1루수·22)-7번 오선우(우익수·23)-8번 신범수(포수·21)-9번 오정환(2루수·20)로 구성됐다. 8명의 국내선수 평균나이는 24.5세였다. 젊어진 마운드만큼이나 타선도 임시 리빌딩된 셈이었다.
실험의 득실은 명확했다. 우선 긍정적인 건 '뉴 페이스'를 얻었다. '야구 미남' 오선우였다. 조각 같은 외모를 지닌 오선우는 이날 프로 데뷔 안타와 타점을 기록하며 잊지 못할 하루를 보냈다. 배명고-인하대 출신인 오선우는 올 시즌 KIA 유니폼을 입은 신인다. 다만 육성선수 출신으로 5월 1일 1군에 등록될 수 있다는 KBO리그 규정을 통해 개막 이후 잠시 이름을 알리긴 했다. 다만 프로 데뷔전에선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5월 1일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출전했지만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3삼진. 이후 4경기에선 대주자와 대수비로 활용되다 5월 16일 KT 위즈전 이후 말소됐다. 그리고 45일 만에 다시 콜업됐다. 박 감독대행은 "오선우는 장타력이 있다. 타격적으로 기대된다. 미래의 KIA 타선을 이끌어갈 타자"라고 전했다.
이번에는 코칭스태프에 믿음을 보였다. 2회 첫 타석은 1루수 땅볼로 물러났지만 5회 두 번째 타석부터 호쾌하게 방망이를 돌렸다. 프로 첫 안타를 3루타로 신고했다. 6회 세 번째 타석에선 찬스에 강한 면모를 과시하기도. 2사 만루 상황에서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네 번째 타석에선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밀어친 타구가 펜스 앞에서 잡힐 정도로 파워가 느껴졌다.
박 감독대행이 내민 카드는 아쉽게도 수비에서 삐그덕 댔다. 주로 중견수로 출전하던 이창진이 시즌 처음으로 3루수로 중용됐는데 두 차례 실수를 범하며 믿음을 주지 못했다. 1회 2사 이후 불안한 송구로 타자를 출루시켰다. 0-1로 뒤진 4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선 로하스의 평범한 땅볼을 포구에 실패했다. 결국 7회부터 중견수로 자리를 옮길 수밖에 없었다. 3루수는 박찬호가 맡았고, 유격수에는 김선빈이 투입됐다. 중견수를 보던 최원준은 1루수로 전환됐다.
KIA는 여전히 '5강 싸움'을 진행 중이다. 포기할 수 없다. 그러나 박 감독대행은 조금씩 기회가 엿보일 때마다 임시적으로 미래형 타순 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 박 감독대행은 "성적도 중요하지만 미래를 대비한 포석이기도 하고 2군에서 가능성을 보인 선수들도 경기를 뛰면서 경험을 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수원=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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