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에 도전해봐야죠. 포기하면 그 순간 끝이에요."
김광석(포항)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돌이켜보니 포항을 지탱해준 힘은 잘 짜여진 유스시스템도, 스틸타카도 아니었다. 감광석이 강조한대로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었다.
포항의 정신적 지주 김광석이 돌아왔다. 김광석은 6월30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전북과의 K리그1 18라운드에 전반 34분 교체투입됐다. 올 시즌 첫 출전이었다. 김광석은 터키 안탈리아에서 펼쳐진 동계훈련 중 연습경기를 하다 발목을 다쳤다. 6개월간 자리를 비웠던, 베테랑 수비수의 복귀에 팬들의 뜨거운 박수가 울려퍼졌다.
사실 이날 김광석의 출전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엔트리 포함 역시 전민광의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이루어졌다. 벤치에서 대기하던 김광석은 하창래가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하며 급하게 그라운드를 밟았다. 김광석은 "기회가 이상하게 찾아왔다. 느낌이 이상하더라. 좋은 느낌이었다. 긴장감도 오랜만에 생기고, 그라운드를 밟은 느낌도 좋았다"고 웃었다.
김광석의 투입과 함께 포항의 투지가 살아났다. 선수들은 경기 내내 엄청난 기동력을 바탕으로 전북을 밀어붙였다. 숫적 열세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선제골을 실점한 후에도 물러서지 않으며 기어코 동점골을 뽑았다. 4연패에 빠졌던 포항은 전북과 1대1로 비기며 귀중한 승점 1을 더했다. 김기동 포항 감독은 "우리에게는 승점 3점과도 같은 1점이다. 이 경기를 기점으로 다시 치고 나가겠다"고 했다.
김광석은 경기 내내 선수들에게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렀다. 김광석은 "애들이 붕 떠있는 느낌이었다. 어떻게 할지를 모르는 것 같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경험을 바탕으로 어떻게 해야하는지 계속 이야기했다. 다행히 애들이 잘 따랐다"고 했다. 사실 주로 2군에서 몸을 만든 김광석은 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춘지 2~3일 밖에 되지 않았다. 김광석은 "작년과 비교해 선수들도, 코칭스태프도 다 바뀌었다. 새로운 팀 같더라"고 웃었다.
김광석이 재활을 하며 자리를 비운 동안, 포항은 추락을 거듭했다. 감독도 교체됐다. 지난 강원전에서는 4-0으로 앞서다 4대5로 패하는 악몽까지 경험했다. 김광석은 "밖에서 볼때 안쓰러웠다. 특히 강원전 같은 경기는 있으면 안되는 경기였다. 그때 내가 있었으면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복귀한 김광석은 일단 포항만의 스피릿을 찾는데 주력할 생각이다. 김광석은 "지금으로서는 선수들이 경기장 안에서 포기하지 않는 생각을 갖는게 먼저다. 분위기는 그 다음이다. 포기하지 않고 하는게 최우선이다. 그래야 좋은 효과가 나올 것 같다"고 했다.
김광석은 "우승할때도 그랬다. 무조건 이겨야 할 상황에서 마지막까지 버텨내는 것, 나는 그것을 해봤다. 이런 얘기를 선수들한테 해줄거다. 한경기를 소중하게 생각하면, 그 다음 경기까지 영향을 미친다. 포기하지 않는 정신, 이것이 포항의 힘이었다. 이 부분부터 강조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올시즌 목표로 여전히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을 꿈꿨다. "목표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나가는거다. 선수들한테 자신감부터 불어줘야 할 것 같다. 자신감이 생기면 목표에 가까이 갈 수 있다. 포기하면 안된다. 아직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끝까지 가봐야 한다." 김광석의 복귀, 포항도 다시 나아갈 준비를 마쳤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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