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정현석 기자]14일 만의 복귀전, 이번에도 운이 없었다.
삼성 고졸 신인 투수 원태인. 열아홉 어린 투수가 보여주는 긍정의 마인드가 놀랍다. 6일 창원 NC전. 원태인은 지난달 22일 한화전 이후 14일 만에 마운드에 올랐다. 휴식 차 2군에 다녀온 직후 가진 복귀전. 어김 없이 씩씩하게 잘 던졌다. 선발 6이닝 7안타 2실점. 실점 상황에 내야 실책이 겹쳐 자책점은 단 1점 뿐이었다.
승패를 기록하지 못한 노 디시젼 경기. 타선이 침묵했고, 결정적인 순간 수비 실수도 있었다. 하지만 원태인은 흔들리지 않았다. 실책이 나올 때마다 차분하게 후속 타자를 범타 처리했다. 위기가 많았지만 침착했다. 더 큰 위기를 자초하지 않고 정면 승부와 유인구의 적절한 수위를 오가며 범타를 유도했다. 투수가 마운드 위에서 '후속 상황'을 상상하면 어려워진다. 위기에서 부정적인 생각에 굴복하면 제 기량대로 공을 뿌리기 힘들다. 볼넷 등이 겹치면서 수습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에 몰리는 이유다. 하지만 원태인은 차분하고 긍정적이다. 부정적인 생각은 커녕 오히려 상황을 즐긴다.
지난 인터뷰에서 그는 "1군 등판이 재미있다. 주말에 주로 던지다 보니 관중 많은 게 득이 되는 것 같다. 긴장되는 건 없고 많은 분들의 응원에 힘도 나고 더 즐기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졸 신인답지 않은 마인드를 엿볼 수 있었던 대목.
이날도 비록 승리를 챙기지 못했지만 원태인은 연장 12회말까지 특유의 환한 표정으로 벤치를 지키며 선배들을 응원했다. 웃는 얼굴로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며 덕아웃 파이팅에 힘을 보탰다.
야수들이 막내 등판 때마다 공-수에서 제 몫을 해주지 못하는 것은 잘 하려는 마음이 큰 탓도 있다. 너무 잘하려고 하면 더 꼬이는 역설. 막내도 이런 선배들의 진심을 잘 알고 있다. 원태인은 "점수가 날수도 있고 안 날 수도 있는건데 오히려 형들이 저한테 와서 미안하다고 하신다. 도와주시려는 마음이 느껴진다"고 말한다.
아쉽지만 승리보다 중요한 것은 성장이다. 잇단 호투에 비해 승수 쌓기가 더디지만 원태인의 성장속도는 광속이다. 절벽에서 굴러 떨어지며 나날이 강해지고 있는 아기 사자. 숱한 어려움을 헤처가며 원태인이 라이온즈 미래의 에이스로 쑥쑥 자라나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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