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추격조에서 마무리까지. 이형범의 완벽한 변신이다.
두산 베어스는 최근 타선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는 와중에 마운드는 비교적 잘 버티고 있다. 특히 불펜이 시즌초 우려보다 안정적이다.
그 중심에 이형범이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정 마무리 투수는 함덕주였다. 지난해 27세이브로 리그 3위에 올랐던 함덕주는 마무리로서 본격적인 두번째 시즌을 맞았지만, 초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특유의 파워있는 직구의 힘이 발휘되지 않자 결국 비교적 부담이 덜한 상황에서 등판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이 내려졌고, 권 혁과 이형범이 상황에 따라 마무리를 맡는 것으로 결정했다.
그 결과 현재 마무리 찬스에서 가장 자주 등판하는 투수는 이형범이다. 그만큼 페이스가 좋다. 올해 등판한 45경기에서 5승1패 10세이브8홀드를 기록하고 있는 이형범은 주무기 투심 패스트볼을 앞세워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그가 가지고 있는 최대 장점은 '스피드'다. 어려운 상황에도 우물쭈물하지 않고 곧바로 승부를 건다. 템포가 빠르다보니 오히려 상대 타자들이 꼬이는 경우가 잦다. 또 젊은 선수임에도 제구가 좋다. 마무리 투수로서 가질 수 있는 좋은 점들을 여러면에서 가지고 있다.
두산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본격적인 마무리로 나선 6월부터 블론세이브가 한 차례도 없다. 6월 한달간 등판한 11경기에서 무려 8세이브를 챙겼다. 실점율 자체가 낮다. 4월 3.09, 5월 1.86이었던 이형범의 월간 평균자책점은 6월 0.82까지 떨어졌다. 시즌 피안타율은 0.226, 피출루율은 0.305, 피장타율은 0.274지만, 순장타율을 계산하면 0.048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장타를 안맞는다. 맞더라도 단타다. 당연히 실점이 적을 수밖에 없고, 세이브 성공율은 상승한다.
이형범이 뒷문을 지켜주는 덕분에 다른 불펜 투수들이 다소 기복이 있더라도 질서가 흐트러지지 않고있다. 함덕주는 셋업맨으로 나서며 초반보다 훨씬 안정감을 찾았고, 부담은 덜었다. '베테랑' 김승회, 권 혁이나 박치국, 최원준 같은 젊은 투수들도 컨디션 관리를 하면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이유다.
잘 알려져있다시피 이형범은 FA(자유계약선수) 양의지 보상 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게 됐다. 전 소속팀인 NC 다이노스에서는 '선발 후보생'으로 분류되며 1,2군을 오갔다. 지난해 소화한 54이닝이 개인 한 시즌 최다 기록이다. 두산에 오기 전까지는 1군 경력 통틀어 39경기 2승3패의 유망주에 불과했다. 올해 꾸준히 1군 경기에 등판하면서도 경험 부족에 대한 우려를 들었지만, 오히려 등판을 거듭할 수록 안정감과 힘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다.
두산이 2위에서 버틸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마운드가 무너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형범의 존재감이 두산 불펜에 새로운 축을 심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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