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그렇게 빨리 뛰실 줄 몰랐어요.
"KIA 타이거즈 4번 타자 최형우, 의외로 빠른 발에 삼성 라이온즈 유격수 이학주가 흠칫 놀랐다.
최형우는 지난 9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원정 3연전 첫 경기 2회초 첫 타석에서 유격수 쪽으로 크게 튄 깊숙한 타구를 날렸다.
하지만 유격수 이학주가 역모션으로 캐치했다. 길게 뿌렸지만 전력질주한 최형우의 발이 간발의 차로 빨랐다. 타자주자가 최형우임을 감안해 빠른 송구보다 정확한 송구를 시도했지만 이학주의 '계산'보다 최형우의 발이 조금 더 빨랐다. 내야안타. 이날 9회말 끝내기 안타로 히어로가 된 이학주는 경기 후 이 상황에 대해 "그렇게 빨리 뛰실 줄은 몰랐다"며 멋적게 웃었다.
해외유턴파 이학주에게 올시즌은 KBO리그 데뷔해다. 모든 것이 낯설다. 시즌 초 시행착오도 많았다. 특히 수비할 때 의욕이 과했다.
무조건 빠르게만 처리하려다 보니 실수가 잦았다. 마음고생도 많았다. 하지만 시간은 이학주 편이었다. 박진만 코치 등 코칭스태프의 조언을 새겨 화려한 수비에 여유를 추가했다.
특히 상대 타자들의 특징을 하나씩 알아가면서 맞춤형 수비가 가능해졌다. 상대 타자의 주력에 따른 템포 조절을 할 수 있게 됐다. 여유와 안정감이 찾아왔다.
이날 최형우 타구 처리도 마찬가지였다. 빠르지 않은 최형우 임을 감안해 빠르기 보다 정확한 송구를 시도했다. 최형우가 워낙 열심히 뛰어 예상보다 빠른 도달점을 만들어냈을 뿐이다.
이학주는 "이제 자신감이 많이 생긴 것 같다"며 "시즌 초반 많이 급했다. 천천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직 많이 모자라지만 더 나아지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그 경험이 쌓일 수록 이학주의 진가는 점점 더 진해지고 있다. 공-수-주 3박자를 갖춘 5툴 플레이어. 내야 수비의 중심 유격수 자리를 지켜내며 0.277의 타율과 6홈런, 28타점, 12도루를 기록중이다. 장타율도 0.402에 달한다. 끝내기 안타도 두차례나 될 정도로 클러치 상황에 기대를 품게 하는 선수. 빠른 발과 센스로 도루성공률도 100%다.
이학주를 지켜보는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내년 쯤이면 엄청난 활약을 할 선수"라고 말한다. 이학주는 그 엄청난 활약에 대한 기대를 내년이 아닌 후반기로 앞당길 기세다.
KBO 리그에 적응해갈수록 자신의 가치를 오롯이 드러내고 있는 이학주. 5강 진입을 꿈꾸는 라이온즈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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