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한화 이글스가 9위로 어려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구단의 후반기 그림은 뚜렷하다.
한화는 87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34승53패로 리그 9위에 머물러 있다. 승률 3할9푼1리로 크게 처져 있는 상황. 5위 NC 다이노스와 8.5경기 차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점점 멀어지고 있다. 현실적인 목표를 직시해야 하는 상황까지 왔다. 한화는 지난해 정규시즌 3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얇은 선수층으로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오르는 건 쉽지 않았다. 구단은 물론이고, 한용덕 한화 감독도 냉정한 현실을 보고 있다.
더 이상 '기적과 같은 성적'을 내기는 녹록지 않다. 선수단 자체가 그리 강하지 않고, 확실한 새 얼굴도 등장하지 않고 있다. 한 감독은 10일 취소된 대전 SK 와이번스전에 앞서 "작년에는 구멍이 난 부분이 잘 메워졌다고 하면, 올해는 구멍난 부분에서 다른 대안마저도 구멍이 났다. 처음부터 새는 부분이 많았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상황에서 여러 선수들을 1군 무대에 활용할 수 있었다. 한 감독은 "반대로 잘 몰랐던 선수나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가 많이 갔다. 올 시즌이 힘들지만, 여러 선수를 쓰면서 전체적으로 활용 폭이 넓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뎁스가 얇은 게 문제였다. 그러나 외부 전력 보강 등을 통해 뎁스가 두꺼워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유격수 오선진이다. 지난해 주전 유격수였던 하주석이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큰 부상을 당하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큰 공백이 예상됐지만, 오선진이 시즌 초반 그 자리를 잘 메웠다. 한 감독은 "오선진은 작년에 많이 써보려고 했는데, 생각만큼 못 올라와줬다. 하지만 하주석이 다치면서 본인에게 100%를 맡기니 가진 실력이 발휘되더라. 자리가 주어지니 안정감이 생겼고, 다양하게 쓸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리빌딩에 대한 신념도 확고하다. 다만 일각에서 주장하는 '베테랑 홀대'는 절대 없다는 입장이다. 한 감독은 "고참들이 아프지 않았다면, 변우혁 노시환 유장혁 등은 2군에서 많이 뛰었을 것이다. 베테랑 홀대는 아니다. 경쟁은 당연한 것이다. 베테랑 선수들이 잘하면 안 쓸 이유가 없다. 그 누구도 성적보다 리빌딩을 우선적으로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멀리 보면서 가려고 할 뿐이다. 고참을 배제할 생각은 없다. 많은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래도 신인 선수들이 기회가 생길 때마다 꾸준히 1군에서 경험치를 쌓았다. 한 감독은 "1군 성적을 떠나서 기회를 얻고 뛰면서 경험을 쌓고 있다. 백업에서라도 계속 뛰면, 전체적으로 활용 폭도 넓어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화의 '리빌딩'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신구 조화를 함께 이뤄가겠다는 게 한 감독의 구상이다. 그 안에서 '베테랑 홀대' 같은 극단적인 선택은 없다.
대전=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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