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KIA 타이거즈의 외국인 투수 제이콥 터너(28)가 생명연장에 실패했다. 스스로 2군행을 막지 못했다.
터너는 지난 15일 선수등록 현황 말소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굴욕을 맛봤다. 올스타전 브레이크 기간이라 26일부터 재개되는 페넌트레이스에 합류가 가능하지만 2군행은 그야말로 불펜 보직 전환을 의미한다. 박흥식 KIA 감독대행은 "그만큼 기회를 줬는데 변하지 않고 고집대로 한다면 상황을 봐서 불펜으로 보직 변화를 주는 수 밖에 없다. 선발로 나설 젊은 2명의 투수도 있다"며 단호하게 말했다.
터너는 박 감독대행이 요구하는 변화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들쭉날쭉했다. 최후통첩을 받았던 지난 9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지만, 지난 14일 한화 이글스전에선 또 다시 기복을 보였다. 5⅓이닝 동안 5실점(4자책)하고 말았다. 박 감독대행은 "2군에서 밸런스를 맞출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터너는 이번 시즌 20경기에 선발등판, 4승9패 평균자책점 5.16의 초라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결국 박 감독대행은 칼을 뺐다. 터너에게 2군행을 지시했다. 터너로서는 자존심의 큰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 2009년 메이저리그 최고 유망주로 평가받으며 현존 최고의 타자로 성장한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보다 드래프트에서 먼저 지명받았던 그가 생애 처음으로 도전한 KBO리그에서조차도 부활하지 못했다는 자책에 빠지게 됐다.
박 감독대행의 결단으로 KIA 선발 로테이션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예정이다. 터너가 불펜으로 전환된다는 조건 하에 2군에서 젊은 투수들이 그 자리를 꿰차기 위해 올라올 전망이다. '우완 파이어볼러' 한승혁(26)과 '영건' 강이준(21)이 1군 콜업을 대기 중이다. 대체선발 자원으로 활용되다 13일 한화전에서 불펜으로 전환된 차명진도 다시 선발 로테이션에 도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졌다.
박 감독대행이 이런 실험을 할 수 있는 건 어느 정도 5강 진입에 멀어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KIA는 16일 현재 38승54패를 기록, 8위에 랭크돼 있다. '가을야구'의 마지노선인 5위 NC 다이노스(44승46패)와의 격차는 7경기다. 올스타전 휴식기 이후 남은 48경기에서 따라잡을 수 있는 시간이 있지만 들쭉날쭉한 경기력에 가능성을 타진하기 힘든 상황이다. 때문에 '성적'과 '육성' 중 '육성'에 좀 더 비중을 맞춰야 하는 시점이 된 것이다. 그 신호탄이 터너의 2군행이었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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