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가 맞나 의심될 정도였다.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펼쳐진 16일 청주구장. 4회말을 앞두고 갑자기 조명탑 라이트가 꺼졌다. 4회초를 마친뒤 LED 조명탑은 흥겨운 응원 음악과 함께 밤무대 쇼처럼 번쩍 번쩍 현란했다. LED 조명탑의 장점 중 하나. 하지만 새 이닝을 위해 불이 들어와야할 조명탑은 갑자기 혼자 깜빡이기 시작했다. 갑자기 시스템 에러가 나면서 나이트가 꺼져 버렸다.
결국 경기까지 중단되고 말았다. 5분간의 어이없는 침묵. NC 선발 이재학은 한참 동안 마운드에서 어쩔줄 몰라했다.
청주구장은 한화의 제2 홈구장이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한화의 홈경기가 7차례 열린다. 이날은 올시즌 청주 첫 경기였다.
청주구장은 국내에서 시설이 가장 낙후된 곳으로 악명이 높다. 늘 선수들의 부상 우려와 불편한 시설로 도마에 오른다. 이날 경기전 NC측 원정 더그아웃에서는 벽에 흰색 테이프를 붙이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벽이 돌출된 부분이 있어 선수들이 오가다 다칠 수 있기 때문이었다. 2년전에는 원정 더그아웃에 온수가 공급이 안돼 말썽이었다. 더그아웃이 좁은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한화 선수들조차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한화 선수들은 원정경기를 치르는 어려움을 감내하고 있지만 벙어리 냉가슴이다. 청주경기 승률조차 한화 편이 아니다. 지난해 청주에서 2승5패를 기록했다.
이동욱 NC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야구장 시설 이야기는 사실 하고싶지 않지만 어느정도 여건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청주팬들도 프로야구의 귀한 팬들이시다. 야구를 즐기실 권리가 있다. 이분들도 누리실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계신다"고 말했다. 이날 청주구장은 새롭게 단장한 전광판 덕분에 한순간 응원하는 팬들도 신바람을 냈다. 하지만 말도 안되는 운영미숙이 나오자 여기저기에서 실소가 터져 나왔다.
청주=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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