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KBO리그에 전면 드래프트 제도가 부활한다. 득과 실, 이해관계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던 10개 구단이 큰 틀에서 합의를 했다. KBO이사회를 통과하면 2022년부터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KBO의 한 관계자는 "최근 실행위원회에서 전면 드래프트 얘기가 나왔고, 반대했던 구단들이 입장을 바꾸면서 합의가 됐다"며 "최근 몇 년 동안 치열하게 논의를 해왔던 사안이다. 프로야구 균형 발전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이사회 통과도 낙관한다"고 밝혔다.
전면 드래프트 찬반 의견은 그동안 팽팽했다. LG 트윈스, 두산 베어스, 키움 히어로즈 등 서울 3팀과 KIA 타이거즈, 롯데 자이언츠가 반대 입장이었다. 하나같이 지역 아마야구, 즉 고교 선수 자원이 풍부한 팀들로 현행 1차 지명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다른 5개 팀들은 반대, 또는 중립 의견을 가지고 있었다. 이들과 전면 드래프트 도입을 반대하는 구단들이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서울 지역을 세 군데로 쪼개자는 지역 분할론까지 나왔지만, 전면 드래프트의 취지와 장점을 끌어낼 만한 획기적인 방안은 도출되지 않았다. 결국 전면 드래프트 반대 구단들의 양보가 필요했다.
이번에 이들 5개 구단이 입장을 바꾼 것은 대세에 따른 결과다. 구단 이익에만 매몰돼 KBO리그 전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외면하다간 결국 팬들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공감대가 형성됐다. 구단간 전력 수급 균형을 말함이다. 올시즌 관중 규모가 급격히 줄어들고, 경기력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위기 의식도 발동한 것으로 해석된다.
익명을 요구한 지방 구단 단장은 "그동안 서울 3팀과 KIA가 현행 유지 쪽이었는데 최근 들어 서울 팀들이 전향적으로 생각을 바꾸면서 전면 드래프트 쪽으로 얘기가 됐다"며 "이사회 의결이 남았지만 뒤집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LG 차명석 단장은 "대승적 차원에서 의견 접근이 나왔다. 전면으로 한다고 해서 손익이 분명하게 갈릴 것은 없다"면서 "중요한 건 한 번 제도를 정하면 길게 해보고 평가해 그 다음 바꾸든지 개선안을 찾아야 한다. 3~4년만 하고 특정 구단의 입장 때문에 금세 바꾸는 건 아니라고 본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키움 김치현 단장도 "대승적 차원에서 공감했다"고 했다.
두산 김태룡 단장은 "서울팀들의 1차지명 우선권 행사가 한 턴이 지나고 전면 드래프트를 시행하자고 단장들끼리는 잠정 합의를 했다"며 "이사회에서 오케이할 지는 아직 모르지만, KBO가 남은 2년 동안 TF팀을 만들어 서울권 편중 등 개선안을 논의했으면 한다"고 했다.
시행 시기를 3년 뒤로 정한 것은 김태룡 단장의 언급대로 서울 3팀의 1차 지명 우선권 순서 때문이다. 서울을 공동 연고로 3팀은 현행 제도에서 1차지명 선수를 먼저 선택하는 우선권을 매년 번갈아 갖는다. 올해는 LG, 키움, 두산 순이었다. 내년과 후년에는 각각 키움과 두산이 첫 번째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 전면 드래프트를 2022년(2023년 신인)부터 시행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역 연고지 중심이던 프로야구 신인 선발 제도는 2010년 모든 신인 선수들을 연고와 관계 없이 성적 역순으로 지명하는 전면 드래프트 도입으로 획기적 변화를 맞았다. 그러나 지역 아마야구 지원이 끊기는 부작용으로 인해 2014년 부터 각 연고지 별로 1명씩을 지명하는 1차 지명제가 부활됐다. 이후 과거처럼 팀간 선수 수급 불균형이 심화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왔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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