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가 지난해 KBO가 제시했던 FA 몸값 상한제(4년간 80억원)에 대해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지며 FA 제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선수협은 지난 15일 각팀의 선수 대표들이 모여 이사회를 열어 FA제도 개선에 대한 논의를 했고, 선수협 김선웅 사무총장이 17일 KBO 관계자와 만나 선수협의 뜻을 전달했다.
지난해 9월말 KBO가 제안한 FA 제도 개선안을 선수협이 10월초 거부하면서 논의가 중단됐지만 선수협이 전향적인 자세를 보임에 따라 협상 테이블이 다시 차려지게 됐다.
하지만 갈길은 멀다. 여전히 KBO와 선수협은 다른 곳을 보고 있다.
KBO는 지난해 FA 상한제(80억원, 계약금 30%)와 FA 등급제, FA취득연수 1년 축소 등과 함께 부상자명단 제도 도입, 최저연봉 인상 검토 등을 포함한 제도 개선책을 제시했었다. 대부분 선수협에서 원했던 것이지만 FA 상한제에 대해 선수협이 거부하며 최종 결렬됐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예전 룰대로 진행된 FA시장에선 양의지가 4년간 125억원이라는 역대 FA 최고액으로 계약하면서 상한액수가 없는 FA 제도의 위너가 됐다. 하지만 베테랑 FA들은 보상선수 제도로 인해 갈 곳이 없었고, 결국 원 소속구단의 제시액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노경은은 롯데와의 협상이 결렬되며 FA미아가 되고 말았다.
현재의 FA제도는 특A급의 몇몇 선수들에겐 대박의 기회가 됐지만 성적이 떨어지는 선수들이나 나이 많은 베테랑들에겐 빛 좋은 개살구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번엔 선수협이 움직였다. FA 상한제를 수용할 뜻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전제조건을 붙였다. FA보상안중 보상선수 제도를 없애달라는 것. 그리고 최저연봉이나 연봉 감액 제도 등 제도 개선도 이뤄져야한다고 했다. 몇 명에게만 돌아가는 혜택을 줄여줄테니 다른 선수들이 이득을 볼 수 있도록 구단이 몇몇 사안에 대해선 양보해달라는 것이다.
선수협이 FA상한제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지만 이를 위한 전제조건을 구단이 받아들이기는 힘들다는 평가다. 특히 보상선수 폐지를 받아들이는 구단은 없을 것이란게 야구계의 의견. 좋은 선수를 보내야하는 팀으로선 조금이라도 전력을 메울 방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두산은 FA로 양의지를 NC에 보냈지만 보상선수로 받은 이형범이 불펜에서 놀라운 활약을 펼쳐 키움 히어로즈와 2위 경쟁을 하고 있다. 이런 보상선수 성공사례가 있어 구단으로선 보상선수 제도를 없애는 것에 찬성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일단 다시 협상 테이블에 양측이 앉게 됐다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이라고 봐야할 듯하다. 향후 협상과 설득이 필요한 시점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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