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황당하기 짝이 없다.'
결국 유벤투스를 제외한 모두가 피해자였다.
유벤투스전(26일) 주최사인 더페스타가 27일 발표한 입장문에 따르면 그렇다. 더페스타는 이날 장문의 입장문에서 호날두 노쇼 사건의 전후를 비교적 자세히 설명했다.
입장문에서 사건의 주범은 유벤투스 구단과 호날두였다. '위약금 그거 물어주면 될거 아니냐'는 식으로 계약 조항을 위반하는 철면피(유벤투스) 앞에 장할 장사가 없었다.
사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희대의 계약 위반, 한국 축구팬 무시 행동이다.
호날두 출전을 믿고 6만5000여 관중석을 가득 메운 관중은 '사기극'이란 표현이 과하지 않을 정도로 분노를 느꼈고, 주최사 더페스타도 유벤투스의 '거짓'에 속아 '사기꾼' 취급을 당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도 황당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번 경기는 K리그 올스타전의 일환으로 개최된 것이라 연맹 주최 행사처럼 보이기 십상이다. 그렇다고 완전히 관련이 없는 것은 아니다.
팀K리그를 구성했고 이른바 '판권'을 가진 더페스타와 계약을 맺고 일종의 '출연료'도 받기로 한 상황이다. 주최는 아니더라도 K리그의 이름을 걸고 참여를 했던 만큼 27일 오전 더페스타에 앞서 대신 사과문을 발표한 것도 이 때문이다.
26일 밤 호날두 노쇼 사건 이후 팬들의 반발이 자꾸 커지자 연맹은 27일 오전 대책 마련에 쩔쩔 매고 있는 더페스타의 입장을 기다릴 수만 없다고 판단, 총재 명의로 먼저 고개를 숙였다.
어쨋든 K리그와 관련된 행사였으니 비판 대상에서 연맹도 '도매급'으로 엮이는 형편이다. 하지만 비판에도 정도가 있다. 연맹이 철저하게 일처리를 하지 못해서라는 식으로 무사안일, 태만으로 몰고 간다면? 사실 그건 아니다. 스포츠조선은 지난달 유벤투스 방한이 처음 공개됐을 때 성사되기까지 비하인드 스토리<6월 24일자>를 보도하면서 일련의 과정을 취재한 바 있다.
이번 사건의 유벤투스처럼 작정하고 계약 위반하는 경우라면 제 아무리 꼼꼼하게 계약서를 작성한들 아무 소용 없었다. 그렇다고 사전 대비를 대충 할 수 없다.
연맹은 더페스타로부터 최초 제안을 받은 뒤 30여일 동안 어느 때보다 치밀하게 검토했다. 2010년 FC바르셀로나 방한때 '메시 사건'을 겪은 터라 '학습효과'도 있었다.
특히 연맹 특성상 각종 경기를 치르고 계약한 노하우와 전문 실무팀을 보유한 까닭에 이중 삼중의 절차를 거쳤다. 연맹 관계자는 "더페스타와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는 유벤투스 구단측과 먼저 미팅을 갖고 더페스타가 전한 계약 조건(호날두 45분 이상 출전, 경기시간, 팬행사 등)이 맞는지 최종 확인을 거쳤다. 그리고나서야 유벤투스 방한경기에 대한 신뢰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특히 계약서에는 더페스타와 유벤투스의 약속을 더 구체적으로 확약하기 위해 호날두 출전 및 경기시간, 팬미팅 등을 '의무화'하도록 했다. 계약서에 '의무화'하는 단어를 포함시키지 않으면 향후 분쟁 발생시 불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더페스타와 업무 미팅을 하면서 경험을 토대로 조언을 하기도 했다. '호날두는 45분 이상 출전하고 유벤투스 주전급 선수들이 경기에 뛰어야 한다'는 계약서 조항이 그래서 나왔다.
하지만 유벤투스의 뒤통수 치기에는 무엇도 소용이 없었다. 연맹은 "K리그 팬들께 모처럼 좋은 볼거리 선사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너무 황당해서 할 말을 잃었다"며 고개를 숙였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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