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잘 모르겠던데요?"
공인구 반발력 감소에 대한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이원석(33)의 반응이다. 이 말은 수치로 입증되고 있다. 이원석은 31일 대구 롯데전에서 시즌 두번째 멀티홈런으로 시즌 15홈런을 기록하며 홈런 10걸에 이름을 올렸다. 홈런 공동 선두 SK와이번스 쌍포 로맥, 최 정(각 22홈런)과는 7홈런 차이다.
부상 등으로 67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페이스가 가파르다. 한시즌 최다 홈런(20홈런)을 기록했던 지난해 경기수(128게임)를 소화할 경우 산술적으로 최대 29홈런이 가능한 페이스다.
리그 전체적으로 30% 이상 감소했다는 홈런수. 각 팀의 거포들이 울상인 가운데 이원석은 독야청청 하다. 이유가 뭘까.
이원석은 확실한 제 스윙을 한다. 물 흐르듯 부드러운 회전력과 팔로스로우가 좋아 비거리가 확보된다. 본인 표현으로 "잘 빗맞았다"는 높게 솟구친 타구도 담장을 살짝 넘어간다. 갈수록 노림수가 좋아지는 것도 홈런 증가의 원인이다. 지난달 11일 대구 KIA전 2-2로 팽팽하던 8회말 호투하던 윌랜드의 커브를 노려쳐 결승 투런포를 날렸다. 그는 당시 "윌랜드와 승부 중 분명하게 감이 와서 커브를 노렸다"고 이야기 했다.
개인 성적에 대한 마음을 비운 것도 원인이다. 그는 "올시즌 목표는 전 경기 출전이었는데 시즌 시작하자마자 그 목표가 (부상으로) 어긋나버렸다. 이제는 개인 기록에 대한 욕심은 전혀 없다. 오직 팀의 5강 진출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 외국인타자 맥 윌리엄슨의 가세도 홈런 증가와 관계가 있다. 이원석은 윌리엄슨 가세 이후 4경기에서 4홈런을 몰아치고 있다. 자신의 앞 뒤로 배치된 러프와 윌리엄슨 두 외국인타자와의 승부가 투수에게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있다. 특히 윌리엄슨이 뒤를 받치면서 투수들이 이원석과 정면 승부를 펼치는 것도 장타 생산의 원인이다.
지난 2017년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은 삼성 3년 차 이원석은 FA 성공사례로 꼽힌다. 세 시즌 연속 두자리 수 홈런을 기록하며 팀 타선의 중심으로 맹활약 중이다. 수비에서도 핫코너 3루를 잘 메워주며 내야진에 안정감을 불어넣고 있다. 말 그대로 '혜자 FA',바로 이원석 같은 선수를 두고 하는 말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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