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퇴출 위기를 겨우 넘긴 두산 베어스 세스 후랭코프가 KT 위즈를 상대로 선발로 등판한 8일 경기 전 김태형 감독은 "스피드가 나오고 있고, (어깨에)통증이 없으니 자기 공을 던지는 것 같다. 오늘 투구수 제한이 따로 있는 건 아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어차피 시즌을 함께 하기로 한 이상 회복세를 보면서 믿어보겠다는 뜻이었다.
앞서 후랭코프는 오른쪽 어깨 부상에서 돌아온 지난 6월 29일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4경기에서 모두 4이닝 이하에 그쳤고, 3패에 평균자책점 10.80으로 부진했다. 새 외인 투수를 데려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구단 내부적으로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몸 상태만 괜찮다면 자기 공을 뿌릴 수 있을 것으로 본 김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기대를 주기로 한 것이다.
후랭코프는 이날 부상에서 돌아온 이후 처음으로 5이닝을 채웠다. 따라서 향후 두산 로테이션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강백호가 합류한 KT 타선을 상대로 5이닝 동안 5안타 1실점의 역투를 펼쳤다. 두산은 7대2로 승리해 후랭코포가 시즌 5승(6패)을 거뒀다. 부상을 입기 전인 지난 5월 17일 인천 SK 와이번스전 이후 83일 만에 따낸 값진 승리.
스피드, 몸 상태 모두 만족스러웠다. 투구수는 96개, 볼넷은 1개 밖에 내주지 않았다. 최고 151㎞에 이르는 직구와 140㎞대 초반의 커터를 주로 던지며 삼진은 6개를 잡아냈다. 무엇보다 제구력이 흔들리며 한꺼번에 무너지는 모습이 없었고, 부상 부위에 대한 걱정도 말끔히 씻었다.
후랭코프는 1회초 2사후 강백호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뒤 유한준을 유격수 플라이로 잡고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1-0으로 앞선 2회에는 선두 멜 로하스 주니어와 박승욱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윤석민을 유격수 직선타로 잡아냈다. 3회에는 1사 1루서 조용호와 오태곤을 연속 삼진으로 제압했다. 149㎞ 직구와 143㎞ 커터가 결정구였다.
그러나 1-0으로 앞선 4회 동점을 허용했다. 선두 강백호에게 볼넷, 유한준에게 우전안타를 맞아 1,3루에 몰린 후랭코프는 로하스에게 우전적시타를 내줬다. 그러나 박승욱의 번트 시도를 저지하면서 1루주자까지 잡은 뒤 윤석민을 내야 땅볼로 처리, 추가 실점을 막았다. 2-1로 앞선 5회 역시 1안타 무실점으로 잘 처리했다. 두산은 6-1로 앞선 6회 투수를 좌완 함덕주로 교체했다.
현재 두산은 정상적으로 5인 로테이션을 운영중이다. 조쉬 린드블럼, 이용찬, 후랭코프, 유희관, 이영하 순이다. 이 가운데 김 감독은 후랭코프와 이용찬에 대한 걱정이 크다. 김 감독은 "용찬이가 잘 안 풀리는 편이다. 어렵게 어렵게 나가는데 패가 많아지면 자기 공을 신중하게 하려다 보니 투구수가 많아진다"고 했다. 일단 후랭코프는 이날 바닥을 쳤다. 김 감독은 2위 싸움서 믿고 사용할 카드 하나는 확보한 셈이다.
이날 경기 후 김 감독은 "후랭코프가 오랜만에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다. 투구수가 많긴 했지만 서서히 자기 페이스를 찾을 것이라 기대한다. 앞으로 선발진 운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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