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한화 이글스 신인 투수 김이환(19)이 무너진 선발진에 희망을 쐈다.
김이환은 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3안타 3볼넷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5이닝 동안 95구를 소화했다. 표면적인 성적만 놓고 보면, 임팩트 있는 성적은 아니었다. 하지만 고졸 루키의 데뷔 첫 선발 등판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김이환은 공격적인 몸쪽 승부와 다양한 변화구를 앞세워 KIA 타선을 묶었다. 선발진이 부진한 상황에서 좌완 임준섭에 이어 김이환이 또 다른 희망을 남겼다.
한화는 올 시즌 팀 선발 평균자책점이 5.13으로 최하위에 머물러있다. 외국인 투수 2명(워윅 서폴드, 채드 벨)을 포함해 총 12명의 투수들이 선발 등판했다. 국내 투수 중에선 장민재 정도가 그나마 꾸준했다. 김범수와 김민우는 올해도 선발로서 아쉬움을 남겼다. 그 외 박주홍 김성훈 박윤철 등을 테스트했지만,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얻지 못했다. 최근에는 임준섭이 선발로 2경기에 나와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번에는 13번째 선발 투수로 김이환이 선발 등판했다.
김이환(2019 2차 4라운드, 전체 33순위)은 올해 스프링캠프를 완주했다. 공격적인 피칭과 슬라이더가 합격점을 받았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캠프에서부터 좋은 공을 던졌다. 제구가 괜찮고, 몸쪽 공략을 잘하는 투수다. 볼 끝과 각도가 좋다. 슬라이더 구사 능력도 좋다. 셋업맨으로 바로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2군에서 스피드가 떨어졌다. 그러나 스피드가 올라왔고, 체계적인 훈련 덕분인지 좋아졌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평가했다. 김이환 스스로도 "캠프 막판 좋았던 밸런스가 무너졌다"고 되돌아봤다.
김이환은 시작부터 악조건에 놓였다. 1회말 선두타자 박찬호를 상대하는 과정에서 폭우가 쏟아졌다. 2B-2S 유리한 카운트에서 경기 중단. 42분이 지나서야 경기가 속개됐다. 김이환은 제구가 흔들렸다. 박찬호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2루 도루까지 내주면서 위기. 하지만 침착하게 후속타를 막았다. 무엇보다 중심 타자 프레스턴 터커와 최형우를 상대로 과감하게 몸쪽 승부를 즐겼다. 2회에는 유민상에게 2루타를 맞았다. 1사 3루에서 김주찬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아 첫 실점.
선제 실점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김이환은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섞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4㎞에 불과했으나, 몸쪽 깊숙한 공은 공략하기 어려웠다. 2-1로 앞선 5회말 2사 후 이창진에게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맞이했다. 정민태 투수 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했고, 투수 교체는 없었다. 김이환은 이에 보답하기라도 하듯이 박찬호를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김이환은 첫 등판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불펜 투수들이 무너지면서 첫 선발승은 날아갔다. 그러나 공격적인 승부는 한화 코치진을 미소 짓게 하기에 충분했다. 앞으로를 더 기대하게 만드는 첫 선발 등판이었다.
광주=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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