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작은 거인' 김선빈(30·KIA 타이거즈)이 '팬 퍼스터'로 다시 태어났다.
2008년 KIA 입단 이후 팬 서비스에 소홀하지 않았던 김선빈은 딱 한 순간으로 인해 야구 팬의 공분을 샀다. 2017년이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김선빈이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지하 주차장에서 사인을 요청하는 학생 팬을 그냥 지나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됐다. 이 논란에 김선빈도 할 말은 있었다. 그러나 팬에게는 변명으로밖에 보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간 말을 아꼈다. 그러다 올해 국내 취재진의 요청에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원래 많이 해드리려고 한다. 야구장 출근할 때 몇 분 해드리는데 그 뒤에는 죄송하다고 말씀 드리고 올라온다. 운동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당시 더 세심하게 행동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하지 못해 반성하고 있다. 팬이 있어야 선수가 있다. 성숙한 행동을 하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 팬들의 바람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김선빈은 경기력으로, 반성의 의미가 담긴 행동으로 만회하려고 애썼다. 지난 4월 24일 LG 트윈스전에선 당시 9연패 중이었지만 실망하지 않고 자신의 안타에도 환호해주던 KIA 팬에게 깍듯한 90도 인사를 보냈다. 그리고 지난 18일, '팬 퍼스트'를 적극적인 자세로 임했다.
때 마침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 6일 광주 LG전에서 개인통산 1000경기 출전을 달성, KBO리그 역대 151번째의 1000경기 선수가 됐다. 자신의 1000경기 출전을 기념해 홈 팬에게 음료 1000잔을 쏘기로 결정했다. 팬에 대한 감사의 표시를 하고자 했던 김선빈의 의지도 강했고, 그 의지를 현실화시킨 건 그의 아내였다. '현모양처'라고 소문난 아내도 그 동안 남편이 팬 서비스 논란에 휩싸인 것에 가슴앓이를 했다는 후문. 때문에 김선빈의 아내는 직접 SNS 이미지를 제작해 남편의 팬 서비스를 홍보하기도.
이날 김선빈은 오후 3시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 입장을 시작한 팬을 위해 3루측 음료 매장에서 직접 음료를 나눠주며 환하게 웃었다. 김선빈의 음료를 마시기 위해 긴 줄이 이어져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기도. 또 무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유민상 박준표와 함께 팬 사인회에도 참석해 '연쇄 사인마'로 변신했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 한 번의 실수로 인해 팬심을 먹고 사는 프로야구 선수, 즉 '공인'이라는 단어 때문에 더 많은 비난에 휩싸인다. 그러나 김선빈은 그 실수로 인해 야구 선수로서만이 아닌, 삶의 가장 중요한 가치를 깨달았다. 이제 '팬 서비스에 대해 성숙해졌다'는 말이 맞을 것 같다. 김선빈은 '팬 퍼스터'로 다시 태어났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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