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지난 네 시즌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다. 2014~2015년에는 2년 연속 50홈런을 때려냈다. 지난해에도 43차례나 홈런을 쏘아 올렸다.
하지만 올 시즌 모든 지표가 떨어졌다. 타율은 2할7푼대로 추락했다. 홈런도 지난 시즌 절반을 조금 넘은 수준이었다. 반발계수가 조정된 공인구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 합리적이었다. 결국 타격 슬럼프가 길어졌다. 심지어 6월 6일부터 21일까지는 2군에서 와신상담해야 했다. 7월 중순에는 손목 통증이 악화되기도 했다. 그러나 중심타자이자 해결사가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때마다 장정석 키움 히어로즈 감독은 걱정스러운 표정보다 웃음으로 대신했다. "박병호는 걱정없다. 국민 4번 타자 아니냐. 아무리 병호가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쉽게 생각할 투수는 없을 것이다. 시즌이 끝나면 '역시 박병호!'라고 할 만한 성적을 거둘 것이다." 박병호(33)에 대한 장 감독의 무한 신뢰였다.
장 감독의 예상이 제대로 들어맞고 있다. 박병호는 27일 충북 청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폭발했다. 지난주 KT 위즈-KIA 타이거즈-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조율한 타격감을 더욱 증폭시켰다. 박병호는 이날 3연타석 홈런 포함 4홈런을 뿜어냈다. 개인 통산 세 번째 3연타석 홈런. 첫 번째는 2014년 9월 4일 목동 NC 다이노스전이었다. 두 번째는 2015년 8월 11일 목동 NC전과 다음날인 12일 목동 NC전 이틀에 걸쳐 기록했다.
'스프레이 거포'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이날 1회에는 2사 1루 상황에서 상대 선발 송창현의 3구 124km짜리 체인지업을 밀어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3회에도 1사 1루 상황에서 송창현의 3구 117km짜리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겼다. 5회에도 송창현을 두들겨 투런 아치를 그렸다. 3구 137km짜리 직구를 받아 쳐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박병호의 불방망이는 여기서 식지 않았다. 8회 볼넷을 얻어낸 뒤 9회 홈런쇼의 클라이막스를 장식했다. 한 경기 4개 홈런. 선두타자로 나서 상대 이충호의 7구 139km짜리 직구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으로 날려버렸다. 비거리 125m짜리 대형 홈런이었다. 청주구장은 박병호에게 너무 작았다.
결국 뒤집었다. 박병호는 이날 무려 홈런 4개를 더해 시즌 28호 홈런으로 팀 동료 제리 샌즈(26홈런)를 제치고 순식간에 홈런 부문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박병호는 8월에만 10개를 몰아치고 있다. 이번 시즌 가장 많은 홈런을 친 건 5월 6개였다.
박병호의 한 경기 7타점은 개인통산 한 경기 최다 타점 타이다. 2013년 5월 5일 목동 KIA전에서 생애 첫 7타점 경기를 했던 박병호는 2013년 9월 29일 목동 두산전과 2014년 9월 4일 목동 NC전, 2015년 7월 9일 목동 KIA전에서 7타점을 기록한 바 있다.
'몰아치기 본능'을 깨운 박병호는 향후 몇 개의 홈런을 더 쏘아 올릴 수 있을까. 경기당 0.218개를 기록했기 때문에 남은 20경기에서 수치상 최대 31~32개까지 가능하다. 하지만 샌즈를 비롯해 최 정, 제이미 로맥(이상 SK)과의 불꽃경쟁을 펼칠 경우 그 이상도 불가능한 건 아니다. 무엇보다 팀이 두산 베어스와의 2위 싸움을 시즌 끝까지 펼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박병호의 거포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날 키움은 한화를 15대0으로 꺾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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