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단디해라('잘하라'의 사투리)'라는 말을 했다."
27일 울산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있던 롯데 자이언츠 공필성 감독 대행은 송승준(39)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지난 4월 1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을 끝으로 1군 말소됐던 송승준은 4개월여 만인 이날 다시 1군 무대에 복귀했다.
송승준은 한때 롯데 마운드를 대표하는 투수였다. 해외 진출 후 복귀해 2007년부터 롯데에서 활약하며 지난해까지 통산 107승(82패), 1200탈삼진을 거뒀다. 뛰어난 실력 뿐만 아니라 남다른 팬서비스 정신으로 롯데, 부산 야구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에이스였다. 하지만 그 역시 세월의 흐름을 거스를 순 없었다. 부상과 구위 하락이 겹치면서 존재감은 점점 희미해져갔다. 지난해엔 22경기에 나섰지만, 고작 3승(4패), 평균자책점 6.15를 찍는데 그쳤다. 올 시즌 초반엔 각각 한 차례씩 불펜-선발로 나섰지만,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후 롯데가 부침을 겪었지만, 송승준이라는 이름 석 자를 떠올리는 이는 많지 않았다. 2군에서도 17경기에서 승리 없이 5패5홀드, 평균자책점 6.02에 그쳤으니, 그럴 만도 했다.
공 감독 대행은 "2군에서 준비가 잘 됐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불펜에서 1~2이닝 정도를 책임져주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송승준이 이대로 잊혀지는 것보단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선수 본인의 의지도 마찬가지"라며 "'단디해라'라는 말을 했다"고 덧붙였다.
송승준은 LG전에서 팀이 0-1로 뒤지던 6회초 고효준에 이어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상대는 김민성. 초구 스트라이크를 뿌린 송승준은 2구째 122㎞ 커브를 뿌렸지만, 김민성의 방망이를 피하지 못했다. 좌중간 담장 뒤로 넘어가는 홈런. 추격 기회를 잡기 위해 불펜 조기 가동 카드를 내민 롯데 벤치 입장에선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송승준은 이어진 유강남과의 승부에서도 장타를 허용했으나, 중견수 민병헌의 수비 덕에 위기를 넘겼다. 정주현과의 승부에서 삼진을 잡으면서 마운드를 내려올 수 있었지만, 송승준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⅔이닝 1안타(1홈런) 1실점.
다시 돌아온 1군 무대, 여전히 가시밭길에 펼쳐진 가운데 구위 역시 기대와는 차이가 있었다. 송승준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반전을 이뤄내기까진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울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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