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이번 추석 연휴 KBO리그 흥행은 기대보다 저조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5일부터 시작된 잔여 경기 일정을 흥행과 이동 동선을 고려해 짰다. 추석 연휴 효과와 순위 싸움 등 흥행 요소들을 최대한 반영했지만, 막상 실제 효과는 기대치 이하였다. 연휴 첫날인 12일 목요일에는 '흥행보증수표'인 KIA 타이거즈가 두산 베어스와 잠실 원정을 치렀지만, 1만2267명의 관중을 모으는데 그쳤다. KIA의 팀 성적이 좋지 않기 때문에 수도권 경기를 찾는 KIA 원정팬의 비율이 체감할 수 있을만큼 대폭 줄었다. 같은날 고척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LG 트윈스전은 4강 진출팀들의 대결임에도 불구하고 9691명에 그쳤고, 수원과 부산 경기는 각각 5440명, 3792명에 불구했다.
이번 연휴에 가장 많은 관중이 모인 경기는 토요일이었던 14일 인천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두산의 경기였다. 1~2위팀의 맞대결이자, 1위팀 홈 흥행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있는 SK는 이날 2만1027명의 관중을 불러들이며 추석 최고 흥행을 기록했다. 하지만 만원 기준인 2만5000명에는 못 미쳤다. 연휴 마지막날이었던 15일에는 '잠실 라이벌' LG-두산전이 1만8171명으로 두번째 높은 관중수를 기록했고, 14일 잠실 LG-KIA전(1만7406명), 14일 창원 NC 다이노스-삼성 라이온즈(1만6496명)이 그 뒤를 이었다. 매치업이 약했던 수원이나 대전, 부산 등 포스트시즌과 멀어진 팀들의 경기에서는 4000~7000명 수준의 관중이 모였다.
결국 팀 성적이 흥행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다. KIA, 롯데, 한화, 삼성 등 인기팀들 대부분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일부 충성팬들을 제외하고는 많은 팬들이 달라진 내년을 기약하며 야구장을 찾지 않고 있다. 수도권 원정 흥행력을 살펴보면 이런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다. 이런 팀들이 예년과 비교해 처참한 흥행 성적을 거두면서 리그 전체 흥행에 경고등이 켜졌다.
물론 원인을 한가지로 볼 수만은 없다. 지난해 추석 연휴는 올해보다 훨씬 더 늦은 9월 22~26일이었다. 당시에도 정규 시즌 순위가 사실상 확정적이었지만, 흥행 성적은 올해보다 더 좋았다. 연휴 기간 동안 2만명 이상 불러모은 경기가 4차례나 나왔고, 평균 1만명을 훌쩍 넘을만큼 관중몰이를 톡톡히 했다. 하지만 올해는 확실히 분위기가 다르다. 상위권 일부팀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고전하고 있다. 단순히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 여부를 떠나 연휴에 야구장을 찾는 것이 더이상 '라이트' 팬들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KBO리그의 '르네상스 시대'로 불렸던 10년전에는 야구장에 가는 행위 자체가 유행이자, '핫한' 이벤트였다. 라이트팬들, 야구에 관심이 없었던 10~20대들도 야구장을 찾았고, 그 덕분에 매 시즌 최다 관중을 돌파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이번 추석 연휴 관중 성적표가 이를 증명해준다. 모두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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