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롯데 자이언츠의 개혁폭이 심상치 않다.
말그대로 재창단 수준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시카고 컵스 스카우트 출신 성민규 단장 취임을 계기로 개혁의 문을 연 롯데의 보폭이 커지면서 그 결과물에 대한 관심은 점점 커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라는 이름만 빼고 거의 모든 시스템이 새롭게 정립되는 대대적인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구단 내부에선 공감대가 일찌감치 형성된 모습이다. 성 단장이 '리모델링'과 '프로세스'를 강조하며 취임할 당시만 해도 시각은 엇갈렸다. 시카고 컵스 산하 마이너팀 코치, 스카우트 보직을 맡았던 그가 가져올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지만 젊은 나이와 짧은 국내 경력을 기반으로 한 그가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스타일로 평가 받던 롯데의 스타일을 과연 바꿀 수 있겠느냐는 물음표도 뒤따랐다. 기대와 우려 속에 출발한 성 단장 체제는 변화의 궁극적인 목표가 결국 반등이라는 시각이 일치하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최근 롯데는 성 단장의 진두지휘 하에 기존 구성원들이 새로운 시스템을 만드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장에서도 변화의 물결이 감지되고 있다. 일부 선수들의 포지션 변경이 눈에 띈다. 지난 10일 1군 말소된 내야수 고승민은 최근 2군 경기에서 중견수로 출전하고 있다. 고승민은 올 시즌 1군 30경기서 타율 2할5푼3리(83타수 21안타)를 기록했다. 2루 수비가 주임무였다. 타격에 비해 수비에선 안정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빠른 발은 인상적이었다. 고승민은 24~25일 KIA 2군전, 26일 NC 2군전에서 각각 중견수로 출전하고 있다. 고승민 외에 최근 1군에서 3루수로 기용 중인 김민수의 모습도 돋보인다. 시즌 말미 때 가능성을 보인 백업-신예들의 포지션 변경 출전은 크게 새로운 부분은 아니다. 그러나 데이터팀 신설, 세이버메트릭스 사이트 칼럼니스트 채용 등 롯데가 진행하고 있는 일련의 변화들이 직간접적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롯데의 개혁은 차기 감독 선임 절차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외국인 감독 후보군 면접에 이어 국내 후보군을 추리고 평가하는 작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프런트-현장의 변화는 감독 선임 이후 코치진 개편, 스토브리그에서의 행보로 드러날 전망이다. 롯데가 차기 감독 선임 작업이 장기전이 될 수도 있음을 시사하기는 했으나, 일련의 변화에서 틀과 방향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변화들이 새 시즌 성적 반등으로 연결될 지는 미지수다. 변화의 폭이 커질 수록 자리를 잡는 시간도 그만큼 길어지기 때문. 롯데가 밑바닥 다지기에 심혈을 기울인다고 해도 당장 내년 시즌 성적이 또다시 아래로 향한다면 지지 하락은 물론 개혁에 대한 의구심도 커질 수밖에 없다. 성 단장 취임 당시 롯데가 '3년 내 우승권 진입'을 공약한 점도 부담스러운 부분. 새 시즌 롯데가 또다시 부진을 반복하면 변화의 추진력도 자연스럽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성 단장은 "당장 성적이 나지 않더라도 (프로세스가 정립되면) 나중에는 계속 이길 수 있는 팀이 될 수 있다. 미국에서 강팀이 되는 팀들을 보면 이런 프로세스가 있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결국 큰 폭의 변화를 단행하는 롯데의 모습을 얼마나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느냐에 따라 개혁의 성패도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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