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가을야구' 경험은 무시할 수 없다.
키움 히어로즈는 지난해 정규시즌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를 모두 이겨냈다. 업셋 시리즈를 완성하고 SK 와이번스와 플레이오프에서 극적인 승부를 펼쳤지만, 끝내 무릎을 꿇었다. '졌지만, 잘 싸웠다'의 정석이었다. 얻은 게 많은 포스트시즌이었다. 선발로 깜짝 기용한 좌완 이승호는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쳤다. 그리고 전천후 불펜 투수로 투입된 안우진은 강속구로 상대 타자들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가을야구 경험이 없었던 신예들이 쓴 반전이었다.
그 경험은 올 시즌 활약의 토대가 됐다. 장정석 키움 감독은 이승호와 안우진을 선발진에 합류시켰다. 첫 풀타임 도전인 만큼, 어려움도 있었다. 이승호는 23경기에 등판해 8승5패, 평균자책점 4.48을 기록했다. 전반기 막판 봉와직염으로 고생했지만, 122⅔이닝으로 시즌을 마쳤다. 성공적인 선발 데뷔 시즌이 됐다. 안우진도 선발 투수로 초반 상승세를 이끌었다. 그러나 어깨 염증 부상으로 주춤했다. 시즌 성적은 19경기 7승5패, 평균자책점 5.20. 9월이 돼서야 구원 투수로 돌아와 시즌을 마무리했다.
두 투수는 나란히 준플레이오프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더 이상 깜짝 카드가 아니었다. 이승호는 당당히 '4선발'을 꿰찼다. 부상으로 애 먹었던 안우진은 다시 불펜 투수로 전환해 가을야구를 맞이했다.
중요한 역할을 짊어졌다. 이승호는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 등판한다. 최원태가 아닌 이승호는 의외의 선택이었다. 그러나 장정석 키움 감독은 "원래 세 번째 선발로 준비했다. 기록상으로는 두 번째 투수였다. 하지만 에릭 요키시가 에이스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두 번째 등판은 요키시에게 맡긴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LG 케이시 켈리를 맞아 성공적인 투구를 했다. 4⅓이닝 3안타(1홈런) 3볼넷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장 감독은 경기 후 "충분히 좋은 공을 던져줬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을 경험했다. 어린 선수지만 오늘 등판을 보니 큰 부담 없이 과감하게 좋은 공을 던졌다"고 칭찬했다.
안우진도 첫 단추를 잘 뀄다. 7일 LG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 구원 등판해 1⅓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요키시가 3점을 내주고 1사 2,3루 위기에 내려갔지만, 안우진이 후속타를 막았다. 안우진의 위기 극복은 불펜 투수들의 호투 릴레이로 이어졌고, 5대4 역전승의 발판이 됐다. 지난 시즌처럼 3이닝 이상의 긴 투구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키움 불펜진의 탄탄해지면서 부담을 덜었다. 1~2이닝만 완벽하게 막아주는 게 키움의 베스트 시나리오. 불펜진에 강속구 투수 조상우와 안우진이 버티고 있다는 건 상대 팀에 적지 않은 위협이 되고 있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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