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이 깊은 두 사령탑의 대결. 친하지만 결코 지고 싶지 않은 자존심 싸움이 시작된다.
SK 와이번스 염경엽 감독(51)과 키움 히어로즈 장정석 감독(46). 둘은 1996년부터 함께 했다. 당시 염 감독은 현대 유니콘스의 내야수로 뛰고 있었고, 장 감독은 외야수로 현대에 입단했다. 장 감독은 당시 염 감독에 대해 "지금도 기억난다. 선수 시절에도 메모를 많이 하셨다"라고 했다.
염 감독이 2000년 은퇴를 하고 2001년부터 현대 프런트로 활동하면서 잠시 선수와 프런트 사이가 되기도 했고, 2005년 장 감독이 은퇴하고 현대 프런트로 합류, 구단 사무실에서 동고동락했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염 감독이 히어로즈의 사령탑을 맡는 동안 장 감독은 1군 매니저와 운영팀장을 맡아 염 감독을 도왔다.
자랑할게 별로 없었던 프로 생활, 프런트로 활동하며 스포트라이트 뒤에서 지내야 했던 설움, 그 속에서 자신의 야구를 정립하고 감독이 됐다. 이후 둘은 KBO리그의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모습까지 공통 점이 많다.
그래서인지 두 감독은 1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상대를 자극하는 말보다 덕담을 주고 받았다. 미디어데이 중간 중간 사담을 나눌 정도로 친한 두 감독은 서로를 겨냥해 아픈 말을 하진 않았다.
염 감독은 장 감독에 대해 "2년 동안 장 감독님을 보면서 좋은 게임을 하고 키움을 한단계 더 단단하게 만들어가는 모습이 좋았다"면서 "상대팀 감독이지만 함께 리그의 발전을 위한 생각을 함께 하기에 같이 고민하고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사이"라며 장 감독을 칭찬했다. 또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 잘 던지고 있던 선발 브리검을 80개에서 내리는 빠른 투수교체를 보면서 다시한번 내 야구를 돌이켜 생각하는 기회가 됐다"며 장 감독의 과감한 결단력에 대해 얘기하기도 했다.
장 감독은 "염 감독님과의 인연이 오래됐다. 1996년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하면서부터 알게된 분이다"라며 "워낙 철두철미하시고 야구에 대한 열정이 굉장하시다"라고 했다. 이어 "잘되셨으면 좋겠다. 그런데 몸을 우선 생각하셔야된다. 잘 드시고 건강하시면 좋겠다"라고 했다. 이어 "내가 염 감독님을 평가할 부분은 아닌 것 같다. 뒤에서 보면서 많이 배웠고, 감독 생활을 하면서 배운 것을 활용한 부분도 있었다"라며 "지금도 배우고 있는 과정이다. 경기를 치르면서 많이 배우도록 하겠다"고 했다.
두 감독의 인연도 비슷하지만 SK와 키움의 팀 전력이나 스타일도 비슷하다. 좋은 선발에 강력한 불펜이 있고, 홈런타자가 있어 큰 것 한방을 칠 수도 있고, 발빠른 주자가 있어 발야구도 가능하다. 전체적으로 전력의 짜임새가 좋다.
염 감독이 키움 감독시절 함께 했던 선수들이 현재도 주전으로 대부분 활약하고 있다. 그만큼 염 감독이 키움 선수들의 장단점에 대해서 잘 알고 있고, 또 키움의 장 감독이나 선수들도 염 감독이 언제 어떤 작전을 선호하는 지를 잘 알고 있다. 승부 하나 하나가 팬들에게 큰 재미를 줄 수 있는 부분이다.
염 감독은 "두 팀이 비슷한 점도 많고 어느정도 탄탄한 전력을 갖고 있어 좋은 승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장정석 감독님과의 승부도 재밌을 것 같고 선수들간 승부도 재밌을 것 같다. 야구장에 많이 오셔서 재밌는 승부 봐주시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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