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17승으로 다승 2위, 평균자책점 2.62로 5위에 올라있는 외국인 에이스가 이렇게 빨리 무너질 줄 누가 예상했을까.
SK 와이번스의 강속구 투수 앙헬 산체스가 첫 포스트시즌 선발 등판에서 마저 무너졌다. 산체스는 1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서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10안타(1홈런)를 맞고 6실점(5자책)을 기록했다. 5회초에 아웃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3회까지는 완봉을 할 기세였다. 최고 156㎞의 빠른 공과 144㎞의 빠른 포크볼, 130㎞대의 커브로 키움 타자들을 옴짝 달싹 못하게 했다. 3회까지 단 1안타에 삼진만 5개를 잡으며 무실점 행진을 했다. 그사이 2회말 로맥이 선제 솔로포, 3회말 한동민이 추가 투런포를 날려 3-0으로 앞서 SK의 낙승이 예상됐다. 산체스가 6회까지만 이대로 던져준다면 승리는 SK에게 갈 것 같았다.
거짓말처럼 4회부터 다른 투수가 됐다. 구속이 갑자기 떨어지면서 이미 빠른 공을 한차례 본 키움 타자들에게 맞기 시작했다.
선두 2번 김하성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더니 곧이어 3번 이정후에게 중전안타를 맞았다. 둘다 직구였다. 다행히 2루주자 김하성이 홈까지 쇄도하다 중견수 김강민의 빨랫줄 송구에 태그 아웃돼 실점을 면했다. 하지만 4번 박병호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해 다시 1사 1,2루의 위기를 맞았다.
손 혁 투수코치와 상의를 한 뒤 포크볼, 커브 위주로 투구 패턴을 바꿨지만 소용없었다. 5번 샌즈와의 대결에서 3연속 포크볼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완성. 6번 김웅빈에게도 직구 없이 커브와 포크볼로 승부를 했지만 141㎞의 떨어지지 않은 포크볼이 좌전 안타가 돼 1점을 내줬고, 여기에 홈으로 던진 좌익수의 송구가 뒤로 빠지며 2사 2,3루의 위기가 이어졌다.
7번 김규민에겐 초구에 154㎞의 직구를 던졌는데 이것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가 됐고 3-3 동점이 됐다.
SK 염경엽 감독은 5회초에도 산체스를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구위는 더욱 떨어져 있었다. 선두 9번 김혜성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았는데 직구 스피드가 147㎞에 불과했다. 이어 1번 서건창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3-4 역전을 허용한 산체스는 김하성에게 149㎞의 직구를 통타당했다. 좌중간을 가르는 투런포. 3번 이정후에게 내야안타를 맞고 교체됐다.
지난해 체력 저하로 불펜 투수로 포스트시즌에서 던졌던 산체스는 이번엔 체력을 끌어올려 풀타임을 치렀다. 2주간의 휴식으로 충분히 체력을 회복했다고 생각했지만 너무 잘던지려고 초반부터 강하게 던졌다가 오히려 빠르게 체력이 떨어지고 말았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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