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가 반복되면 습관이 된다는 말이 있다. 축구에서 흔치 않은 '역전승'도 자주 하다 보면 습관이 된다는 걸 올시즌 강원FC가 직접 보여주고 있다.
강원은 20일 오후 2시 춘천 송암경기타운에서 열린 FC서울과의 2019년 하나원큐 K리그1 파이널A 1라운드에서 3대2로 역전승했다. 전반을 0-1로 뒤진 강원은 후반 6분 이현식의 동점골로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후반 37분 박주영에게 헤더 실점하며 패색이 짙어졌지만, 후반 41분 이영재의 직접 프리킥과 후반 추가시간 이현식의 극적인 결승골로 펠레스코어 승리를 따냈다.
올시즌 5번째 역전승이다. 앞서 5월19일 성남FC 원정경기(2대1)를 시작으로 6월23일 포항 스틸러스전(5대4), 6월30일 인천 유나이티드전(2대1), 7월12일 경남FC전(2대1)에서 역전승을 거머쥐었다. 0-4 스코어를 후반 막바지 5대4로 뒤집은 포항전은 외신에도 소개될 정도로 큰 관심을 끌었다. 비록 승리하진 못했으나, 8월4일 전북 현대와의 홈 경기도 1-3 경기를 후반 45분 연속골에 힘입어 3대3 무승부로 끝냈었다.
강원의 시간대별 골분포를 보면 후반에 득점이 집중됐다는 걸 알 수 있다. 강원의 올 시즌 팀 득점 51골 중 전반 득점은 19골, 후반 득점은 32골이다. 후반 득점 비율이 약 63%로 높다. 정규시간 이후 추가시간에만 6골을 넣었다. 서울도 후반 30분부터 45분까지 득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팀으로, 이날도 박주영이 그 시간대에 감각적인 헤더로 득점했다. 하지만 이날은 '역전 능력' 싸움에서 졌다. 서울 최용수 감독은 "체력적인 부담이 있었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반면 강원 김병수 감독은 경기력적인 측면에서 '속도'를 높인 것을 역전승의 주원인으로 꼽았고, 이날 멀티골을 꽂은 미드필더 이현식은 '간절함'이 만든 결과물이라고 했다. 간절한 마음으로 경기에 나서 역전승을 거둔 것이 다음 경기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온다는 것. 선발출전해 후반 추가시간 이명주의 결정적인 슈팅을 선방한 20세 대표팀 출신 골키퍼 이광연은 "벤치와 골문에서 보면 우리팀 형들이 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경기 전과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오늘부터 내년을 준비한다"고 거듭 말했다. 수치상으로 가능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노리기보단 다음시즌을 미리 준비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라고 선수들에게 주문했다. 이영재는 "감독님께서 6개월 먼저 시즌을 준비한다고 생각하자고 하셨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 결과로 인해 강원은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인 3위 서울과의 승점차를 5점으로 줄였다. 서울이 54점, 강원이 49점이다. 남은 4경기에 따라 3위 탈환을 노려볼 만하다. 김 감독은 경기 전 "올 시즌 못 이겨본 서울, 울산, 대구 등을 잡고 싶다"며 "5경기 다 이기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일단, 서울전 승리로 첫 단추는 잘 끼웠다. 다음 상대는 우승후보 울산 현대다.
춘천=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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