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정규 시즌 우승은 기분 좋지만, 그걸로 끝이죠. 감독은 늘 그 다음을 생각해야하기 때문에"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2015년 두산 사령탑 부임 이후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한번도 예외가 없었다. 앞선 네 차례 도전에서 두 번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고, 두 번은 준우승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도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SK 와이번스를 제치고 역대 최다 경기차(9경기) 역전 우승에 성공하면서 한국시리즈에 선착했다. 이쯤이면 '한국시리즈 전문가'라고 봐도 무방하다.
김태형 감독의 여유는 미디어 데이에서도 묻어났다. 김 감독은 1차전을 하루 앞둔 21일 소속 선수 오재일, 이영하와 함께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특유의 입담을 뽐냈다. 단호하고 진중했지만, 경험자의 여유가 묻어나는 답변들이 연달아 나왔다.
우승을 하면 선수들에게 어떤 선물을 주고싶냐는 질문에 그는 "(선수들)너무 예쁘다. 뭐든 다 해주고 싶다. 다만 인원이 많아서 선물은 10만원 안쪽으로 해주겠다"고 현실적인 답변을 해 웃음이 터지게 만들었다.
정규 시즌 종료 후 3주간 휴식과 훈련을 병행하며 한국시리즈를 준비해 온 김태형 감독은 "지금 우리 선수들은 최고의 분위기고, 부상 선수도 없다. 최고의 컨디션으로 이번 시리즈에 임할 수 있게 됐다"면서 "올해 한국시리즈라고 해서 예년과 다른 기분은 없다. 정규 시즌에서 극적으로 1위를 확정지었기 때문에 그 좋은 기운을 받아서 우승을 꼭 하고싶다는 생각밖에는 없다"며 굳은 각오를 밝혔다.
굳이 다른 점을 꼽자면, 두산은 지난해까지 선발과 불펜을 오갔던 '영건' 이영하가 올해는 당당히 선발진 한 축을 맡아 한국시리즈를 치르게 됐고, 양의지가 팀을 떠난 후 주전 포수가 된 박세혁이 안방을 지킨다. 김태형 감독은 미디어데이에서 이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김태형 감독은 "지금 이영하보다 잘 던지는 선수가 우리팀에 없다. 시즌 마지막에 보여준 모습들도 (잘했다). 이영하가 데뷔 첫 등판에서 홈런을 맞고도 더 자신있게 던지던 모습이 생생하다. 그런 모습이 있기에 지금의 이영하가 있는 것 같다"면서 "이영하는 우리팀의 미래기 때문에 충분히 자기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격려했다. 함께 자리한 이영하가 감동섞인 표정을 짓자 "영하는 뒤에 능구렁이 10마리가 있다. (감동은)다 연출"이라고 농담을 해 장내에 웃음이 퍼졌다. 이영하 역시 기분좋게 웃었다.
포수 출신 감독으로서 박세혁에 대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김 감독은 "확신을 가져야 한다. 포수가 확신을 가져야 투수가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다. 포수가 흔들리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물론 여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정규 시즌 우승의 기억은 한 순간일 뿐, 지금 두산과 김태형 감독의 목표는 한국시리즈 우승 하나 뿐이다. 지난 2년 연속 준우승에 그쳤기에 더욱 간절하다. 이런 상황에서 김태형 감독은 선수들에 대한 더욱 강한 믿음을 보였다. "최고의 분위기에서 최상의 준비를 하고있다"는 그의 메시지가 선수단에도 전달될 것이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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