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비싼 밥 살 때 다시 연락하라고 하던데요."
안양 KGC 포워드 문성곤은 개막하자마자 마음 고생을 했다. 주위의 기대가 매우 컸지만 개막 후 5경기에서 제 기량이 나오지 않았다. 여기에 지난 9일 열렸던 원주 DB와의 시즌 세 번째 경기에서 상대 선수 허 웅 부상의 원인 제공을 하고 말았다. 당시 허 웅이 점프슛을 하고 착지하는 과정에서 수비를 하던 문성곤의 발을 밟고 발목 부상을 당했다. 이 장면을 지켜본 팬들은 "문성곤이 일부러 발을 집어 넣었다"며 분노했다. 농구에서 가장 더티한 플레이 중 하나가 점프하고 내려오는 선수를 다치게 하려는 의도로 발을 살짝 들이미는 것이다.
물론, 문성곤이 의도적으로 허 웅을 다치게 할 마음은 단 0.1%도 없었다. 둘은 1993년생 동갑내기 친구다. 문성곤은 고려대, 허 웅은 연세대 출신으로 학교로는 라이벌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친분이 두터운 사이다. 상무에서 군 복무도 함께 했다.
문성곤은 20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서울 삼성전 후 수훈 선수로 인터뷰실에 들어왔다. 10득점 8리바운드로 팀의 87대84 승리에 공헌했다. 이전과 다르게 적극적으로 돌파해 만들어내는 득점이 좋았고, 수비와 리바운드에서 헌신했다. "개막 후 치른 5경기를 보니 내가 바보 같았다. 공격을 하지 못하더라. 스스로 화도 나고 자존심도 상했다. 그래서 삼성전에서는 마음을 먹고 공격을 한 게 주효했다"며 인터뷰를 잘 마쳤다.
문성곤은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하며 "(허)웅이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고 했다. 문성곤은 상황이 발생했던 코트에서 직접 시연을 하며 절대 일부러 한 행동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웅이 슛은 꼭 막아야 하는 상황이었고, 나는 개인 파울이 많았다. 달려가다 파울을 하면 안되겠다 싶어 아예 팔을 빼고 충돌을 피하려고 했던 과정이었다. 그런데 웅이가 다치는 바람에 나도 미안하고 속상한 마음이었다"고 했다.
당연히 언론에 얘기하기 전 두 사람 사이에 남은 앙금은 없었다. 몸이 재산인 허 웅 입장에서 누구 때문에 다쳤든, 다친 것 자체에 화는 날 수밖에 없지만 문성곤의 사과는 일찌감치 받아들였다. 문성곤은 "연락을 계속했는데 안받다가 '비싼 밥 살 거면 다시 연락하라'고 하더라. 다행히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부상이 크지 않다는 말을 들었다. 건강하게 잘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DB 관계자는 "다행히 뼈가 다치거나 인대가 파열되지는 않았다. 지난주까지는 목발을 사용했는데, 이제는 걷고 있다. 부기가 많이 빠졌다. 통증이 사라지고 운동을 시작하면 1~2주 안에 복귀 시점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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