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두산 베어스는 23일 한국시리즈 2차전 선발 투수로 우완 이영하를 예고했다.
전날(22일) 열린 1차전은 정석대로였다. 두산은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을 선두에 내세웠고, 5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기록을 남기고 물러났다. 비록 불펜진이 후반 동점을 허용해 승리 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두산은 7대6으로 승리하며 1차전을 가져갔다.
통상적인 '순서대로'라면 2차전 선발은 세스 후랭코프였을 것이다. 두산은 이번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기존 선발 5명 가운데 이용찬만 불펜으로 돌리고, 린드블럼-후랭코프-이영하-유희관의 선발 기용을 확정했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후랭코프보다 이영하를 먼저 2차전 선발로 발탁했다.
일단 기록을 보면 어느정도 납득이 된다. 이영하의 올 시즌 키움전 상대 전적은 4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6.30으로 부진했다. 후랭코프는 3경기 1패 평균자책점 2.60으로 좋았다. 함정은 원정 성적에 있다. 후랭코프가 고척돔에서 1경기에 나와 6이닝 3실점을 기록한 반면 이영하는 2경기 합계 8이닝 10실점으로 좋지 않았다. 고척 원정 평균자책점은 11.25. 수원(10.57)과 더불어 가장 약한 경기장이 바로 고척돔이다. 이영하가 고척 원정이 아닌 잠실 홈에서 열리는 2차전에 등판하는 것은 이런 부분들이 어느정도 작용됐을 확률이 높다. 흐름과 분위기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이영하의 구위가 가장 좋다는 점도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이영하는 올해 정규 시즌에서 데뷔 최다인 17승을 거두며 급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후반기 활약이 임팩트 있었다.
김태형 감독은 막판 순위 다툼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영하를 두차례 중간으로 기용했다. 구원 경험도 있고, 현재 선발 투수들 가운데서도 공의 위력이 가장 빼어나기 때문이다.
천신만고 끝에 1차전을 잡은 두산 입장에서는 이영하로 키움을 2차전에서도 찍어누른다면 베스트 시나리오다. 홈에서 2경기를 모두 잡고가면, 3차전부터 고척에서 펼쳐질 원정 경기들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
이영하는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2차례 구원으로 나와 1이닝 2실점(무자책), 4이닝 2실점을 각각 기록했다. 선발 등판은 이번이 처음이다. 후랭코프에 앞서 이영하를 야심차게 택한 두산 코칭스태프의 결정은 어떤 결과로 되돌아올까. 이영하의 임무가 막중하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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