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캡틴' 손흥민(27·토트넘)의 응원은 특별했다. '파이팅'도 '이겨라'도 아니었다. "꼭 멋있는 경기를 하고 왔으면 좋겠다." 후배들을 향한 애정이 듬뿍 묻어있었다.
지금으로부터 꼭 10년 전인 지난 2009년. 유망주던 손흥민은 왼쪽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세계를 향한 첫 발을 내디뎠다. 그는 대한민국 17세 이하(U-17) 대표팀의 일원으로 제13회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될 성 부른 떡잎' 손흥민은 일찌감치 대표팀에 합류해 아시아를 평정했지만, 세계무대를 누비는 것은 U-17 월드컵이 처음이었다.
"뭐, 일단 제가 U-17 월드컵 전에는 그런 국제 대회를 많이 경험해 보지 못했어요. U-17 월드컵을 나가면서 세계 여러 나라, 많은 선수들과 경쟁을 했어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나선 첫 번째 세계무대. 손흥민은 첫 경기부터 펄펄 날았다. 그는 우루과이를 상대로 역전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에 첫 승리를 안겼다. 비록 이탈리아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는 주춤했지만, 알제리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쐐기골을 폭발시키며 16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기세를 올린 한국은 16강을 넘어 8강에 도달했다. 8강에서 만난 상대는 '홈팀' 나이지리아였다. 손흥민은 전반 40분 득점포를 가동하며 추격에 나섰지만, 한국은 홈팀을 이겨내지 못한 채 고개를 숙였다.
비록 도전은 8강에서 끝이 났지만, 손흥민의 축구 인생은 이제 막 빛나고 있었다. 그라운드 위에서 뜨거운 열정을 폭발시켰던 손흥민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구 스타로 거듭났다. 독일 분데스리가를 거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도 손꼽히는 선수로 성장했다.
"제가 U-17 월드컵 덕분에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돌아보면 그때 그 순간이 지금 이 선수 생활을 하는 데 큰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10년 전 기억을 고스란히 담아두고 있는 손흥민. 그는 26일(한국시각) 브라질에서 개막하는 2019년 U-17 월드컵에 출격하는 후배들을 향한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평양 원정 뒤 영국으로 돌아가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리틀 태극전사'를 위한 따뜻한 조언은 잊지 않았다.
"U-17 월드컵에 나가는 선수들이 다 알아서 잘 준비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동안 고생하면서 대회를 준비했을 텐데,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 받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다른 나라 또래 선수들과 부딪혀보면서 배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월드컵에서 그런 상황들을 즐기고 배운다는 생각으로 꼭 멋있는 경기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영국이던 한국이던 저를 포함한 모든 대한민국 국민이 응원 하겠습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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